탄산가스값 뛰고 공급기 임대비 부담…시설농 ‘이중고’

김해대 2022. 12. 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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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에서 1㏊ 규모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원진용씨는 올해 탄산가스 가격 상승으로 애를 먹었다.

성장 속도를 높이고, 과실 크기를 키우기 위해 시설하우스 내부에 탄산가스를 주입해왔는데 가격이 1년 사이 2배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경남지역 시설원예농가에 따르면 탄산가스 1㎏ 가격은 지난해 220원대에서 올해 400원대로 뛰었다.

부산에서 2㏊ 규모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대리점이 탄산가스 가격을 올리면 그대로 따라가야 하고 물량이 부족하면 아예 공급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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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향상위해 사용 늘지만
공급량 줄고 가격은 크게 올라
기계 비싸고 저리융자 못받아
대부분 가스 공급업체서 임차
정부차원 수급안정책 등 시급
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있는 파프리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농민신문 DB

경남 김해시에서 1㏊ 규모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원진용씨는 올해 탄산가스 가격 상승으로 애를 먹었다. 성장 속도를 높이고, 과실 크기를 키우기 위해 시설하우스 내부에 탄산가스를 주입해왔는데 가격이 1년 사이 2배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씨의 연간 탄산가스 구입비용은 지난해 4000만원에서 올해 8000만원으로 늘었다.

최근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탄산가스를 시비하는 시설원예농가가 늘고 있지만 원료가격이 급등하며 부담이 가중됐다. 또 탄산가스 공급기는 정부가 융자지원하는 농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원료 공급도 농가가 공급업체에 끌려가는 구조여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지역 시설원예농가에 따르면 탄산가스 1㎏ 가격은 지난해 220원대에서 올해 400원대로 뛰었다. 원예용 시설하우스는 외부와 차단돼 작물이 정상적으로 생육하려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 기온을 15℃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창문을 열기 어려워 많은 농가가 인위적으로 탄산가스를 주입한다. 파프리카·딸기·화훼·엽채류 등을 재배하는 데 탄산가스가 쓰이고 농촌진흥청도 권장하는 농법이다. 원씨는 “탄산가스 시비에 3.3㎡(1평)당 연간 약 2만원이 투입된다”면서도 “수확량과 품질이 월등히 개선되기 때문에 한번 사용한 농가는 계속해서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 탄산가스 공급이 줄어 농업분야에 정상적인 수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탄산가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인 탄산 원액으로 만든다. 원액을 탄산가스 업체가 가공해 대리점을 통해 산업현장에 공급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가 상승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했고, 원유 가공량과 탄산가스 생산량도 덩달아 줄었다. 탄산가스는 운송비가 많이 들어 수입은 거의 없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택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드라이아이스 생산에 탄산가스가 집중돼 농업분야 공급은 후순위로 밀렸다.

수급 구조상 농가가 취약한 면도 있다. 탄산가스 공급기 한대 가격이 약 4000만원에 달하지만 현재 정부에 농기계로 등록이 안돼 저리 융자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 농가가 탄산가스 공급 대리점에서 기계를 임차해 쓴다. 월 임대료가 약 30만원이고 가스는 계약 맺은 업체 것만 쓸 수 있다. 부산에서 2㏊ 규모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대리점이 탄산가스 가격을 올리면 그대로 따라가야 하고 물량이 부족하면 아예 공급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최성환 부경원예농협 조합장(농협중앙회 이사)은 “대리점이 올해 조합원에게 공급할 물량이 없다고 해 다른 경로로 탄산가스를 확보하느라 진땀을 뺐다”며 “파프리카는 품질이 떨어지면 수출길이 막히기 때문에 안정적인 탄산가스 수급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송강섭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 사무국장은 “대부분 지역에서 탄산가스 부족 사태를 겪었고 지역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탄산가스 공급기를 서둘러 농기자재에 등록하고 정부 차원에서 농업용 탄산가스 수요를 파악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조합장은 “파프리카뿐 아니라 딸기 등 수출 유망작목에서 탄산가스 수요는 꾸준히 늘 수밖에 없다”며 “농림축산식품부·농협 등은 농업계 수요를 서둘러 파악해 거래 교섭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탄산가스 공급기는 생산성을 높일 필수 기자재인 만큼 정부 스마트팜 패키지사업에 포함시켜 현장 보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해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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