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돌아온다"···화색 도는 유통街
백화점3사 외국인 매출 늘었지만
본격 회복 위해선 '큰손' 귀환 절실
관광 활성화로 실적 향상 기대감
벼랑끝 면세·뷰티업계 등도 촉각
중국 방역 당국이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를 내년 1월 8일부터 폐지하기로 하면서 지난 3년간 막혔던 한중 간 인적 교류 및 관광이 차츰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한해 전체 외국 관광객의 34%를 차지했던 방한 중국 관광객이 끊기며 침체했던 유통가는 ‘큰 손’의 귀환이 엔데믹 이후 더디게 진행되던 실적 회복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매출 기여가 큰 면세·화장품 업종의 경우 본격적인 정상화 기대감에 주가도 크게 뛰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최근 외국인 매출은 엔데믹과 관광 재개 효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명동에 자리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롯데 1~3월까지 20%대였던 전년 동월 대비 신장률이 4월부터 세자릿수로 뛰었는데, 10월에는 950% 급증한 데 이어 11월 600%, 12월 650%를 기록했다. 더현대서울은 아이돌 스트레이키즈(6월), 뉴진스(8월), 블랙핑크(9월) 등 K팝 스타들의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인플루언서·여행사 초청 프로그램 등을 통한 외국인 마케팅을 통해 10월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022%를 기록한 데 이어 11월 1233%, 12월 1688% 늘었다. 다만, 이 같은 큰 폭의 성장에는 지난해 동일 항목 통계가 저조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 입국 규제 완화 후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늘고, 이들의 국적이 다양해지며 매출 상승이 일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본격적인 시장 회복을 이야기하려면 큰 손의 귀환이 절실한 것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로 오랜 시간 수렁에 빠져 있는 면세업계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매출은 1조 4501억 원이며 이 중 외국인 매출은 1조 3010억 원이다. 일본과 동남아 여행객의 방한 수요가 급증하며 면세점 총 매출은 9월(1조 8856억 원)과 10월(1조 7682억 원) 코로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중국 보따리상, 일명 ‘다이궁’의 발길이 줄어 객단가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월매출 2조 원을 훌쩍 넘기던 이전 상황으로의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중국 내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 후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의 매출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기약 없던 ‘봉쇄’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시장에 그 자체로 긍정적인 뉴스라는 게 다수의 반응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매출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국내 면세사업 특성상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이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본격적인 항공 운항과 증편, 쇼핑 관광객의 방한 등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마냥 시장 회복을 예단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화색이 돌기는 뷰티업계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051900)과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해외 사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화장품 기업들의 경우 올해 ‘제로 코로나’에 따른 소비 둔화와 봉쇄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사실상 전면적인 리오프닝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레저, 화장품 등의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업황 회복 기대감에 ‘중국 리오프닝 관련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아모레퍼시픽이 6.39%, LG생활건강이 3.73% 오른 가운데 한국화장품제조(003350)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스메카코리아(241710)(21.33%), 코리아나(027050)(14.85%), 토니모리(214420)(13.75%) 등이 10~20%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008770)(4.94%), 신세계(004170)(2.84%), 패션 브랜드 F&F홀딩스(007700)(11.40%)와 항공주인 제주항공(089590)(5.02%), 티웨이항공(091810)(5.45%), 에어부산(298690)(4.14%) 등이 강세를 보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발표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도 최근 단기적인 주가 눌림 현상이 발생했던 화장품, 레저, 여행 등 중국 소비 테마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을 재가동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모멘텀이 불씨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12월 이후 주요 대도시에서 제로 코로나 방역 완화 이후 확진자가 단기 폭증하고 있고, 이로인해 중국인들의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기대와 달리 실제 소비와 산업 경기의 반등 탄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리오프닝이 중국인들의 실제 소비로 이어져 국내에 훈풍으로 불어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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