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노천탕에 온몸 담그니…눈앞에 응봉산 자락이 펼쳐지네

서지민 2022. 12. 2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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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나기] 경북 울진 ‘덕구온천’ 가보니
바다·산과 가까워 나트륨·미네랄 풍부
물좋기로 소문…국민보양온천에 선정
사시사철 42.4℃, 국내 유일 자연용출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두세번 반복
“피부 좋아지고 관절염 등에 효과 있어”
경북 울진 ‘덕구온천’에서 사람들이 편백나무로 만든 원목(히노끼)탕에서 반신욕을 즐기고 있다.

기온이 영하 10℃ 밑으로 떨어지는 매서운 추위가 연일 계속된다. 두껍게 입은 옷까지 뚫고 파고드는 찬 바람 때문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다닌 탓인지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개운치 않다. 이럴 땐 뜨끈한 노천탕에 들어가 몸을 녹여보는 것은 어떨까. 활활 타오르는 숯을 바라보며 열기를 가까이서 느끼는 참숯가마 역시 겨울 여행 인기 코스다. 감기 기운을 떨쳐내는 것은 물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전국 온천·찜질방 명소를 소개한다.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리에 있는 ‘덕구온천’은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울진군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하면 응봉산 입구에 자리 잡은 덕구온천에 도착한다. 이곳 온천수는 바다와 가까워 소독 작용을 하는 나트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산에서도 멀지 않아 광물질을 비롯한 미네랄 성분도 많이 함유돼 있다. 신홍식 덕구온천리조트 스파월드팀 부장은 “행정안전부가 전국에서 수질과 시설이 좋은 곳을 선정해 ‘국민보양온천’으로 지정했는데 덕구온천은 7번째로 지정됐다”며 “산기슭에 있어 찾아오기 쉽지 않은데도 한달에 한두번씩 꼭 오는 단골손님이 있을 정도로 물 좋기로 익히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실내 ‘스파월드’.

덕구온천 입구에 들어서면 남녀 이동 동선이 나눠진다. 남녀가 따로 탈의하고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온천장’이 있고, 온천장을 지나면 수영복을 입고 성별에 상관없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스파월드’가 나온다. 온천장은 샤워시설과 함께 마련돼 있어 일반 대중목욕탕과 흡사하다. 실내외로 구성된 스파월드에는 탕이 모두 7개가 있다. 신 부장은 “덕구온천은 전체 규모가 6만6000㎡(2만평)에 달한다”며 “날이 추워지는 이맘때 주말엔 2700여명이 올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과일향이 나는 딸기탕(아래)과 레몬탕도 인기다.

덕구온천의 자랑은 스파월드 ‘노천탕’이다. 야외로 통하는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산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이 온몸을 얼어붙게 한다. 김이 펄펄 나는 노천탕이 어서 들어오라 손짓하는 듯하다. 탕 종류도 다양하다. 

웅장한 폭포가 조성돼 있는 ‘물안마폭포탕’.

인공폭포가 조성된 ‘물안마폭포탕’을 비롯해 과일향이 나는 딸기탕·레몬탕, 편백나무로 만든 원목(히노끼)탕이 있다. 모두 어른 네댓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손을 뻗어 조심스레 물을 만져보며 온도를 가늠해본다. 덕구온천수는 모두 40℃ 내외로 들어가기 딱 알맞다. 신 부장은 “덕구온천 원탕은 응봉산을 한시간 정도만 오르면 만날 수 있는데 사시사철 42.4℃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며 “땅 깊숙이서 기계로 뽑아서 쓰는 형태가 아니라 자연 용출하는 물을 받아서 쓰는 국내 유일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처음 물에 들어갈 때는 몸을 천천히 데워주는 과정이 필수다. 손끝부터 점점 심장 가까운 곳까지 물을 뿌려 적셔준다. 온도에 익숙해지면 머리만 내놓고 온몸을 물속에 푹 담근다. 잠깐만 앉아 있어도 금세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몸이 나른해지면서 뭉친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들면 다시 밖으로 나와 찬 바람을 맞아줘야 한다. 20∼30분 이상 뜨거운 물속에 있으면 몸에 무리가 가서 위험하다. 물 밖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탕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멀리 응봉산 자락을 바라보자. 우거진 소나무 숲에 수면 위에서 피어오른 새하얀 김이 어우러지며 장관을 만든다.

입에서 하얀 김이 뿜어져 나오고 으슬으슬 추워지면 물속으로 다시 들어갈 차례다. 5분 정도 몸을 녹이고 밖으로 나와 열기를 식혀주는 과정을 두세번 반복해주는 것이 좋다. 목욕을 마무리할 때는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끼얹어준다. 피부를 수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신 부장은 “온천 중에는 피부를 콕콕 쑤시는 탄산온천도 있고, 냄새가 짙게 나는 유황온천도 있는데 덕구온천은 무색무취하다”며 “그래서 쉽게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반신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칼륨·칼슘·철·불소·마그네슘·규산 등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어 나흘 정도 요양을 하거나 한두달에 한번씩 들러서 몸을 풀어주면 피부도 좋아지고 관절염 등이 나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덕구온천을 찾은 김한경씨(40·부산시 연제구)는 “요새 날이 워낙 추워 야외활동을 못했는데 이렇게 산속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며 휴식할 수 있는 곳이 있단 말을 듣고 찾아왔다”며 “11살 자녀를 데리고 왔는데 아이들도 좋아해서 또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진=서지민 기자, 사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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