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롯데·CJ… 유통가 `여성 CEO 대전`

김수연 2022. 12. 2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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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업 임원 인사 거센 '女風'
동원은 첫 고졸 출신 여성 임원
ESG 강화 흐름타고 더 늘어날듯
안정은 11번가 각자대표(사장). 11번가 제공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LG생활건강 제공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이사. 롯데지주 제공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 CJ올리브영 제공

주요 유통기업들이 2023년도 인사를 통해 여성 인재를 속속 임원으로 올리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ESG경영이 글로벌 화두가 되면서 주요 기업들이 조직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여성 임원 기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 계열 이커머스 기업인 11번가에서는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안정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발탁했다. 11번가의 첫 여성 CEO다. 11번가는 현재 하형일·안정은 각자대표 체제다. 안 사장은 야후코리아, 네이버, 쿠팡, LF 등을 거친 이커머스 서비스 기획 전문가로, 11번가에는 지난 2018년 신설법인 출범 시기에 합류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라이브11', 동영상 리뷰 서비스 '꾹꾹' 등을 담당했다.

LG생활건강은 이정애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LG그룹의 첫 번째 여성 사장이다. 1986년에 LG생활건강에 입사해 사장이 되기까지 37년이 걸렸다. 2015년 그룹 공채 출신 최초의 여성 부사장으로 발탁된 지 8년 만이다.

이 사장은 부사장 시절 '후'의 차별화된 마케팅을 진두지휘해 2018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브랜드 연 매출 2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낸 바 있다.

롯데그룹에서는 외부 여성 임원을 계열사 대표로 발탁하는 사례가 나왔다. 창사 이래 처음이다.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를 롯데멤버스의 대표이사로 영입한 것이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KT를 거쳐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를 맡았다. 그는 롯데가 보유한 4000만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시각의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백화점 등에서도 6명의 여성 임원이 나왔다. 롯데 내부 출신으로 정미혜 롯데제과 상무보, 채혜영 롯데칠성 상무보, 한지연 롯데백화점 상무보, 김지연 롯데홈쇼핑 상무보, 이정민 롯데건설 상무보, 윤영주 롯데에이엠씨 상무보 등이다.

롯데는 "여성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다양성 헌장 공표를 시작으로 약 10여 년간 여성 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했으며, 그 결과 올해 여성 임원이 전년 대비 12명 증가한 47명(구성비 7.1%)이 됐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이선정 영업본부장을 CJ올리브영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여성이 올리브영 CEO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이기도 하다. 상품기획자(MD), MD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쳐 대표 자리에 올랐다.

CJ그룹의 경우 지난 2022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여성 인재를 신임 임원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글로벌에서 만두 대형화에 기여한 신유진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GSP리더, CJ제일제당 차세대 바이오 CDMO(위탁 개발·생산) 진출을 주도한 구동인 미래경영연구원, 오리지널 콘텐츠 기반으로 TVING 성장에 기여한 황혜정 콘텐츠·마케팅 리더 등을 포함해 11명의 여성이 임원을 달았다.

이날 13명 규모의 전무 이하 임원 인사를 단행한 동원그룹에서는 그룹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 나왔다. 1992년 고졸 공채로 입사해 30여 년을 재직 중인 이영란 동원씨앤에스 유통영업부장이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 상무보는 2018년부터 유통영업부장으로 근무하며 현장교육을 통한 판촉역량 향상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

오는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 기업에 대해 ESG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되는 만큼 이 같은 여성 인재들의 임원행(行)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CEO 중 여성 비중은 1.7%에 불과해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과 비교하면 아직 깨뜨려야할 유리천장은 두껍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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