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ME] 문화 유산 지켜주는 `10년지기 게임 친구`
조선 왕실 유물 '노부' 15점 보존 지원
문화재청과 협업… 10년째 76억 후원
게임 속 한국 캐릭터로 캠페인 등 진행
"문화유산 지속 발굴 등 앞장서겠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 문화 유산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사가 있다. 바로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LoL)'로 유명한 라이엇 게임즈다.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이다. 한국 기업도 아닌 미국계 기업이, 심지어 게임 업종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국내 문화재를 지키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라이엇 게임즈는 다시 한번 '문화재 지킴이' 선례를 남겼다. 바로 조선시대 왕실 유물 '노부(鹵簿)' 보존처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
노부는 고려·조선시대 국왕 행차 시 갖추던 의장품이다. 왕의 위엄을 상징하는 왕실 유물인 만큼 라이엇 게임즈는 본연의 가치를 되찾기 위한 지원에 흔쾌히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문화재청과 함께 새롭게 단장한 노부 유물은 '주작당(朱雀幢)', '용봉단선(龍鳳團扇)' 등 총 15점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013년에도 2년여에 걸쳐 총 25점의 노부 보존처리와 관련 문헌조사, 성분분석 등을 지원한 바 있다. 이번에 보존처리 작업을 완료한 노부 유물은 향후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번 작업에는 목재, 금속 등 각 재질별 보존처리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안정성을 보장하고자 유사 보존처리 사례 조사, 예비실험을 거쳐 검증한 보존처리 재료, 기법 등을 사용했다. 이번 보존처리 작업은 라이엇 게임즈가 2020년 문화재청에 기부한 예산을 바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진행해 왔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1년 한국 시장 진출 시기부터 사회와 플레이어를 위한 사회적 기여 방안을 고민해 왔다. 이후 2012년 6월 문화재청과의 후원약정을 시작으로 올해로 만 10년째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라이엇 게임즈가 한국 문화유산 보호·지원에 투자한 금액은 총 76억7000만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보록 등 왕실 유물을 포함해 총 6차례에 걸쳐 국외 문화재 환수에 성공했다.
또 △왕실 유물 보존처리·학술연구 △4대 고궁, 왕릉 등 보존처리와 과거 재현 사업 △서울문묘와 성균관, 대표적 서원 등 3D 정밀 측량 사업 △'이상의 집' 등 근대 문화 유적 보존관리 △워싱턴 소재 '대한제국공사관' 보존·활용 사업 등을 지원했다.
임직원 대상의 문화유적지 청정활동, 전통문화 체험활동은 물론 청소년과 게임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 공헌 활동도 진행 중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자사 게임 플레이어 청소년, 장애 청년 등을 대상으로 서울 4대 고궁·서울성곽 등을 거점으로 한 1일 역사교실, 역사탐방 캠프 등의 역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0여 년간 진행한 교육은 '문화희망 우인' 측의 전문 교육진과 함께 누적 129회 진행했으며 참여 인원만 총 5378명에 이른다.
이에 더해 라이엇 게임즈는 한국적 요소를 담아낸 게임 캐릭터를 연결고리로 게임 유저들의 사회 공헌 활동 참여도 이끌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가 서비스하는 LoL에는 한국 서버 출시를 맞아 선보인 챔피언 '아리'가 존재한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해 문화재청에 '아리'의 이름으로 기부금을 후원했다. '아리'는 구미호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한국형 챔피언이다. '아리'라는 이름은 '아리따운'이라는 형용사에서 따왔다.
국내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사전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이름을 최종 선정했으며 당시 한국 대표 민요 '아리랑'을 연상하게끔 한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문화재 지킴이' 활동 10주년을 맞아 국내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특별 이벤트 '신바람 탈 샤코의 선물'을 진행했다.
'샤코' 역시 국내 플레이어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LoL 챔피언으로 북미 등 타 지역에서는 '한국의 비밀 병기'로 불린다. 이에 착안해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한국 문화를 반영한 '신바람 탈 샤코' 스킨을 출시한 뒤 초기 6개월 판매 수익을 한국 문화유산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앞으로도 문화재 지킴이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구기향 총괄은 "국왕의 위엄을 과시하고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되던 대표적 왕실 유물 노부 보존처리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향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의 전시 등을 통해 그 모습을 대중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서원, 롱패딩 차림 임시 석방…정유라 "기뻐서 눈물"
- "文은 김일성주의자" 발언 김문수…검찰 `혐의없음` 처분
- `옷장 택시기사 시신` 피의자, 음주사고 후 "집에서 돈 주겠다"며 범행
- 서영교, 이태원 분향소서 “파이팅” 외쳤다…전여옥 “유족분들이 엄하게 꾸짖어야”
- 악몽의 美 크리스마스…눈더미서 시신 발견, 35명 사망
- [트럼프 2기 시동] `행정부 충성파로 신속 구성한다"
-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3곳 적발… 중기부 "매월 현장조사"
- 공수 뒤바뀐 여야… 국힘, 1심 선고 앞두고 `이재명 때리기` 집중
- `이사회 2.0` 도입 제시… 최태원 "사후성·평가로 역할 확대"
- 몬스테라 분갈이 네이버에 검색하니 요약에 출처까지… "`AI 브리핑` 검색 길잡이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