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수연 “받은 사랑 환원하는 음악가 될 것”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 특별히 첫 곡으로 바흐 칸타타 ‘예수, 인간소망의 기쁨’을 선정했어요. 프랑스 조곡 5번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들어 연이어 연주하도록 구성했습니다. 그 다음 모차르트의 아다지오는 주제가 ‘스케치’인 만큼 저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 모차르트의 곡을 선정했어요. 이 곡은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작곡된 곡으로 추정되는 만큼 보통의 모차르트 작품과 달리 가슴이 아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저도) 많은 위로를 받기도 했어요. 프랑크 곡은 어둡고 복잡한 곡인데, 오르간 소리에 영감을 받아 후회와 탄식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뚫고 나가는 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신년음악회에 (어울릴 것 같아) 선곡했습니다. 마지막 쇼팽은 (내향적이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저와 잘 맞고 오랫동안 공부한 곡이어서 선곡했어요.”
그는 상주음악가 프로그램을 통해 기대하는 바로 “제 (연주) 레퍼토리가 더 넓어지고, 잘 마치면 다른 연주를 했을 때보다 더 큰 성취감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5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김수연은 10살 때 금호영재콘서트에 데뷔했고, 예원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19살 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로 유학가 학·석사 및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다만, 더 이상 콩쿠르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콩쿠르를 통해 많이 성장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콩쿠르에 나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후 자유로움과 음악적 풍요로움을 많이 느꼈다”고 하면서다.
스승인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이자 음악교육가인 길릴로프에 대해 김수연은 “선생님은 제게 ‘음악의 아버지’와 같다. 항상 ‘피아니스트가 아닌 음악가가 되라’고 말씀하신다”며 “피아노라는 악기를 잘 다루고 잘 치는 것보다 음악을 바라보길 원하셔셔 테크닉적인 면보다 음악 자체와 악보를 바라보는 것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길릴로프는 제자 김수연을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청중들을 사로잡으며 청중과 연결된 음악가”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에 김수연은 과찬이라면서도 “조명이 어두워 관객분들이 보이지 않을 때도 연주 사이사이 여백 속에서 관객의 숨소리와 기운이 느껴진다”면서 “관객 분들이 집중해 들어주시면 힘이 난다. 연주자로서는 보석 같은 순간들”이라며 청중과 호흡하는 연주자가 되겠다고 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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