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2022년 어느 날의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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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전세계를 뒤덮은 지도 벌써 3년째다.
쉬지 않고 오가는 비행기와 사람, 대중교통과 물류, 그 모든 흐름 속에서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지금 우리가 먹고 마시는 많은 것들, 당연하게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떤 기후위기가 닥쳐올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나 러시아 전쟁과 같은 커다란 일들이 우리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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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전세계를 뒤덮은 지도 벌써 3년째다. 처음엔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던 마스크도 어느새 외출할 때면 집 열쇠나 지갑을 찾듯이 자연스레 챙기게 됐다.
처음엔 남의 일 같았던 외국에서 생긴 병이 한국에 퍼지고 전세계로 번지는 데 몇달이 채 걸리지 않는 것을 보며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을 뼛속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쉬지 않고 오가는 비행기와 사람, 대중교통과 물류, 그 모든 흐름 속에서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사람들의 일상엔 일대 변화가 일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비대면 방식이 도입됐고 배달·택배 대란이 생겨났다. 그렇지만 일상의 많은 것들이 비대면으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와중에도 쉽게 전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었다. 공장을 돌려 물건을 생산하는 일, 물건을 포장하고 우편을 보내는 일, 택배를 나르는 일, 환자를 돌보는 일, 물건을 파는 일, 아이들을 돌보고 가족을 돌보는 일, 농사를 짓는 일 등 말이다.
도시 사람들이 비대면으로 구입하는 배달음식과 간편조리식품도 누군가는 조리하고 그릇에 담았을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가공해서 포장하고 택배를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어느 누군가 땅에 심어 기르고 수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비대면이라는 말이 익숙해지고 서로 누가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는지 알기 어려운 세상이 왔지만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사람을 만나지 않고 컴퓨터 버튼만 누르면서 혼자만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19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많은 부분을 담당했던 농업 노동력에 공백이 생겨 농사를 짓기가 더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금 우리가 먹고 마시는 많은 것들, 당연하게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떤 기후위기가 닥쳐올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나 러시아 전쟁과 같은 커다란 일들이 우리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사람이 먹고 사는 일은 멈추지 않기에 식량은 국가안보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삶에 우리 농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모든 문제에 단 하나의 기적 같은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다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면서 자연의 안정성이 유지되는 것처럼 우리 농업도 다양한 농부들이 함께 살아감으로써 유지될 것이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어 기초적인 농산물의 자급률을 높이고, 농산물 유통과 농업 노동력을 조직하는 등 다양한 정책들이 함께 어우러져야 우리 사회의 식량체계도 안정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더불어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식량생산이 이뤄진다면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의 위험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무슨 일이 일어나든 사람들은 아마도 먹고 자고 꿈꾸고 일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일에는 땅에 씨앗을 심고 거두는 농부가 함께할 것이다.
안정화 (종합재미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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