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시한폭탄 OOOO…방치하면 어떤 일 생길까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혈관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뇌혈관은 심장에서 대동맥을 거쳐 맨 먼저 혈류가 도달하는 기관으로 매순간 혈압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뇌세포는 일정한 혈류량 유지를 필요로 해 혈압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이 꽈리처럼 불룩해진 상태를 말한다. 뇌졸중(뇌경색·뇌출혈)처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뇌혈관 벽이 스트레스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라 풍선처럼 약해지면서 미세한 균열이 생기거나 파열되면 뇌출혈을 일으키는 초응급질환이다.
장동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추운 겨울에는 실내외 온도차 때문에 혈관이 갑자기 수축했다가 팽창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변화가 잦을 수 있다”며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뇌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여성환자 두 배 이상 많아=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2021년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3만147명으로 2011년 1만1005명 대비 10년간 약 2.7배 늘었다.
연령별로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60대가 32.0%로 가장 많고 50대 29.8%, 70대 18.4%, 40대 12.3% 순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 이상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출혈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도 2011년 5390명에서 2021년 6071명으로 12.6% 증가했다.
◆원인은?=뇌동맥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관벽을 약하게 하는 요인은 일부 알려져 있다. 바로 흡연과 고혈압, 과음 등이다. 또 뇌동맥류 환자의 절반은 중년 여성이다.
이는 혈관을 보호하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분비가 폐경기 이후 감소하면서 뇌동맥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선 머리 부상이나 혈액 감염 후 뇌동맥류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장동규 교수는 “뇌동맥류는 대부분 크기가 상당히 커지거나 파열될 때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뇌동맥류가 커지면서 주변 뇌신경을 누를 경우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등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동맥류가 파열돼 다량의 뇌출혈이 발생하면 뇌압 상승으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이르게 된다”며 “이러한 두통이 나타났을 때는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파열성 두통을 갑작스럽게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치료는?=뇌동맥류는 동맥류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뇌출혈의 위험이 매우 낮다면 정기적인 영상추적을 하며 관찰하기도 하지만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수술은 허벅지 동맥(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관을 뇌동맥류에 유치하고 백금코일을 넣어 치료하는 뇌혈관내 코일색전술과 두개골을 절개해 뇌동맥류를 찾아 결찰(혈관을 묶거나 한 부분을 조이는 방법)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뇌혈관내 코일색전술은 혈관 내 치료 기구의 발달로 대부분의 뇌동맥류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재발률이 결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에는 개두술도 최소침습으로 눈썹절개수술을 통한 결찰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눈썹 부위를 3~4㎝ 정도로 작게 절개 후 두개골을 작게 열고 뇌동맥류 결찰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장동규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됐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지만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에는 뇌동맥류가 발견됐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동맥류 파열 위험성이나 뇌동맥류의 위치, 모양, 개수, 크기 등을 고려해 치료법을 정한다”고 말했다.
뇌동맥류 예방법은 아직까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더. 일단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면 고혈압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뇌동맥류의 파열 가능성에 대해 뇌혈관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장동규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 치료하면 약 90% 이상 정상생활이 가능하고 완치에도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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