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순매수 작년의 반토막… 배당락일 매도폭탄 쏟아지나

한영준 2022. 12. 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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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관투자자들의 배당주식 순매수 규모가 3조원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12월 들어 순매수 금액이 3조790억원에 그쳐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2020년에는 기관들이 배당락 전 5거래일 동안 2조337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배당락 당일(29일) 2조3001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에도 배당락일(29일)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2조4034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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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 여전
배당락일 기관發 대량 매도 가능성
배당수익만 보고 투자 신중해야
올해 기관투자자들의 배당주식 순매수 규모가 3조원으로 급감했다. 전년의 반토막 수준이다.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배당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관들은 12월 1일부터 배당락 전일(28일)까지 7조60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전례로 봐서 배당락 당일인 28일 기관들이 한꺼번에 대량 매도할 가능성도 있다.

■기관 순매수 3조원… 작년의 절반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은 코스피에서 1조981억원, 코스닥에서 3029억원 등 총 1조401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이달 21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이 사들인 국내주식은 3조5970억원어치에 달한다.

배당락일(28일)을 앞두고 기관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날은 연말 배당을 받거나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매수일이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7일이 내년도 배당금을 받기 위한 마지막 거래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통적인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배당 투자전략 성격의 매수세가 국내 증시의 하단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매수 강도는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낮다. 지난해의 경우 기관은 12월 1일부터 배당락 전일(28일)까지 7조6274억원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올해는 12월 들어 순매수 금액이 3조790억원에 그쳐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주식배당에 대한 매력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6% 수준으로 이보다 낮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주식은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기말(연말) 배당이 예년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KB금융, 신한지주 등 많은 기업들이 올해부터 분기 배당이나 중간 배당을 실시했다. 통신, 은행, 보험 등이 고배당주로 꼽히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자금경색 리스크 등으로 하반기 큰 조정을 받은 종목들은 배당 재원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당만 보고 투자는 위험"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 상황도 좋지 않다. 배당락 당일에 기관발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통상 배당락 당일엔 시초가가 배당 비율만큼 하락 출발한 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0년에는 기관들이 배당락 전 5거래일 동안 2조337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배당락 당일(29일) 2조3001억원을 순매도했다. 5거래일 동안 사놓은 주식을 하루에 털어버린 것이다. 지난해에도 배당락일(29일)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2조4034억원에 달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아 기관이 단기간에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도 있다. 강민석 연구원은 "연말 배당 이슈,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링으로 이미 주가가 오른 상태"라며 "지금 배당(수익)만 보고 들어가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배당만을 위한 투자보다는 다른 관점에서 연말 증시를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락 당일 시초가 매수 시 가장 유리한 종목군은 배당 지급 가능성이 없는 종목"이라며 "종목의 펀더멘탈(기초 체력)과 무관하게 수급과 시장 지수에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하락하고 이후 시장 참가자들이 과매도를 인지해 회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의 주가가 예상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오른 경우 배당락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배당을 포기하고 매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그보다 덜 올랐거나 주가가 빠진 종목은 배당을 받고 배당락일에 매도 또는 손절매하는 것도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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