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한 소형 무인기는 탐지·타격 어려워" 공식 인정

허고운 기자 2022. 12. 27. 18: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지 방공 레이더·TOD엔 포착됐으나 '비호복합'은 추적 못해
'서울 진입' 무인기엔 "MDL 인근에도 민가 있어 사격 못했다"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뉴스1 DB) 2022.12.26/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군 당국이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현재 전력으론 탐지·타격하기 어렵단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27일 "어제(26일) 적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은 이를 탐지 추적했으나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본부장에 따르면 북한군의 대형 공격용 무인기는 현재 우리 군이 보유·운용 중인 자산으로 탐지 및 타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3m급 이하의 소형 정찰용 무인기는 사정이 다르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북한의 소형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한 레이저 및 전자기파(EMP) 대공무기를 연구 중이다.

우리 군은 전날 오전 오후에 걸쳐 총 5대의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에 침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 대응에 나섰지만 단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북한이 이번에 날려보낸 무인기는 2m급 이하였던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25분쯤 경기도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MDL) 북쪽 상공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이상항적 1개가 처음 발견됐고, 이 무인기는 한강 하구 중립수역 상공을 거쳐 서울 북부 상공을 지나가는 등 우리 영공을 3시간가량 날다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

또 같은 날 오후엔 다른 북한 무인기 4대가 MDL을 넘어와 인천 강화 일대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차례로 강화 서쪽 상공으로 빠져나가며 우리 군의 탐지 범위를 벗어났다.

이에 우리 군 해안부대들은 해당 무인기들의 추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근 지역을 수색했지만 잔해 등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 북한 무인기 4대 역시 기지로 귀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군은 이번 북한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레이더 등을 이용해 항적 대부분을 포착했다고 한다. 특히 서울 상공까지 진입한 무인기의 경우 MDL을 넘어 북한 상공에 진입하기 직전까지 우리 공중 전력이 쫓아가 사진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파주 접경지의 우리 군 초소와 북한군 초소. 2022.12.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우리 군은 이번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에 공군 전투기와 육군 공격헬기 등 20여대의 공중 전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북한 무인기를 뒤쫓던 우리 군 조종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격을 고민하다 끝내 하지 못했다고 한다. MDL 인근에도 민가가 있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할 경우 그 파편 낙하 등에 따른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란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당시 북한 무인기는 고도 약 3㎞ 상공을 날고 있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강 본부장은 "(앞으론) 민간 피해를 주지 않고 격추할 수 있는 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하겠다"며 "비물리적으로 전파 차단, 레이저 등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또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응해 감시 역량도 한층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소형 무인기는 일반적으로 기체에서 발산되는 열이 적기 때문에 열상 감시가 어렵고, 전파 반사 단면적도 좁아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에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들 우리 군이 운용하는 국지 방공 레이더와 열영상장비(TOD)에선 포착됐으나, 지상에서 적 항공기 등을 요격할 때 쓰는 '비호복합' 등 무기체계의 레이더론 찾지 못했다고 한다. 벌컨포 등의 무기는 북한 무인기가 육안으로 식별이 되지 않거나 교전거리 내에 들어오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다만 과거엔 북한 무인기의 탐지조차 실패했던 우리 군이 이번엔 영공 진입 전부터 추적하는 데 성공, 발전한 감시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엔 서울시내와 청와대를 촬영하고 가다 경기도 파주에 불시착한 무인기가 발견됐고,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년엔 북한이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까지 무인기를 날려 보낸 사실이 강원도 인제에 추락한 무인기를 통해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27일 강화 일대 상공에서 포착된 미상항적에 대해선 무인기가 아닌 '새떼'였다고 밝혔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