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국조, '컨트롤타워' 공방…'닥터카' 신현영 의원 도마에(종합)
尹 대통령 '신속한 신원확인' 공방…'증인채택' 이견 2일 청문회 무산
(서울=뉴스1) 박기범 이서영 박우영 유민주 기자 = 국회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기관보고 첫날인 27일 여야는 참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공세를 펼쳤고, 여당은 정부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맞섰다.
'닥터카' 탑승으로 논란을 빚은 신현영 민주당 의원과 분향소에서 '파이팅'을 외친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행정안전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등 9곳이 출석한 가운데 1차 기관보고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위기관리지침)에서 명시한 컨트롤타워를 두고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후 질의에서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에게 "위기관리지침에 따르면 국가안보실과 대통령비서실이 컨트롤타워로 명시돼 있다. 그런데 지난 국감에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그걸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실장이 "뉘앙스 차이"라고 반박했고, 장 의원은 "국감에서의 증언조차 대답을 명확하게 안 하고 싶으면 넘어가겠다"며 "김대기 실장은 명확하게 컨트롤타워를 중앙안전대책본부라고 얘기했다"고 비꼬았다.
오전 회의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컨트롤타워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지침에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로 대통령이 명시돼 있다"며 "11월8일 김대기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상반된 말을 했다. 컨트롤타워가 대통령은 아니다고 얘기했다. 김 실장이 허위답변, 위증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대통령이 컨트롤타워라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이 참사 현장을 얼마나 빨리 보고받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22시15분 참사가 발생했고 대통령은 48분, 행안부 장관은 65분, 국무총리는 87분 이후 보고를 받게 됐다. 이런 상황이 정상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야당 의원들의 계속된 문제제기에 한 실장은 "'재난 컨트롤타워는 자신'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하신 말"이라며 "일관되는 궁극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말을 (윤석열 대통령이) 하셨다"며 반박했다.
한 실장은 또 "문재인 정부에서 개정한 설명문에 맞게 저희들도 이를 계승해서 상황을 관리했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정부를 엄호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마치 특정한 한 명, 대통령이 못해서 이런 사건이 일어났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컨트롤타워 이야기"라며 야당 공세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참사와 관련해 업무를 소홀히 한 바 있느냐"고 한 실장에게 질문,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한 실장의 답변을 받았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의 프로세스는 어떤 정부보다 빨랐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박형수 의원도 "각 기관마다 대응이 늦어졌다고 해서 그것이 컨트롤타워로서 국정상황실, 대통령의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말하는 것은 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사 초기 윤석열 대통령의 '신속한 신원확인 지시'를 두고도 여야는 맞붙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사망자 신원확인을 지시한 이유는 애태울 유족을 위해 신원을 확인하라고 한 것"이라며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유족 명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한 발언을 비판했다.
이 장관은 이에 "서울시에서 명단을 확보했는데 (행안부로) 안 넘겼다. 개인정보가 있어서 함부로 못 돌린다"고 유족 관련 정보를 행안부가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미성년자가 주민등록이 되지 않아서, 신원 파악이 어려워서 사망자 신원 파악이 안 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고 지자체가 어려움을 토로한 데 대해 대통령이 말한 것"이라고 윤 대통령 발언을 다르게 해석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조수진 의원의 발언에 "정부 대변인이냐" "뭐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여 한때 회의장이 고성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조은희 의원은 분향소에서 '파이팅'을 외친 서영교 민주당 의원 사례를 들며 "젊은이들이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진상을 밝히겠다고 하는데 상식을 가져야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닥터카 탑승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재난의료대응체계는 중요한데 지금은 신현영이란 사람밖에 기억이 안 난다"며 "국회의원 뒷바라지를 하는 데 복지부가 얼마나 빈틈없이 잘했는가"라고 신 의원을 비꼬았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재난의료지원팀(DMAT)을 수료하지 않은 사람이 구급을 방해한 것이 아니냐"며 신 의원을 겨냥했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 질의 과정에서 신 의원이 명지대병원의 '재난 핫라인' 번호를 확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재난 핫라인은 응급 상황 발생 시 중앙응급의료센터가 각 의료기관에 출동 명령을 하는 직통전화다.
이날 회의는 희생자 유족의 항의로 정회됐다. 유족들은 여당 소속 위원들이 기관보고에서 닥터카 탑승 논란에 휩싸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자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기관보고가 정회된 이후 한 유족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다가가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까지 내년 1월2, 4, 6일에 걸쳐 세 차례 진행되는 청문회와 관련해 증인채택 합의에 실패하면서 2일 청문회를 무산시켰다. 이날까지 증인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4일 청문회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야 합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여당은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증인채택을 요구하는 등 맞서고 있다. 이로 인해 막바지로 접어든 국조특위는 파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조특위는 오는 7일까지 운영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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