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소아과 개원의 월급이 25만원 실화냐? 내년 봄 의료 붕괴 온다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12월27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1227&1
[앵커]
30여 년 전, 만삭의 산모가 다급히 병원 문을 두드렸습니다. 갑자기 양수가 터진 탓입니다. 의료진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출산을 했는데, 네쌍둥이가 나왔습니다. 훗날 이 쌍둥이들은 전원 이 병원의 간호사가 됐습니다.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길 병원과 설, 솔, 슬, 밀. 네 자매 이야기입니다. 이 병원에 최근 충격적인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의사가 없어서 소아청소년 입원 진료를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아과 인력난이 이 병원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태의 심각성 들여다보겠습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오늘 어려운 걸음을 해 주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목소리 내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일단 지금의 이런 소아 진료과 입원 중단 사태, 물론 수도권 한 병원의 사례이긴 하지만요. 어떻게 느끼고 계십니까, 소아과 전문의로서.
[답변]
몇 년 전부터 예상은 해왔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는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걱정스러운 상황이고 우리 아이들한테 피해가 임박한 상황이 아닌가, 그 정도 상황까지 몰린 것 같습니다.
[앵커]
예상을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의료 붕괴 조짐을 언제쯤 포착하셨어요?
[답변]
대략은 길게는 5년 정도, 저출산이 시작되는 상황부터 예상을 했었고, 이게 최근 들어서 코로나 상황이 굉장히 급격하게 악화됐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회원들이 현장에서 너무 힘들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이게 너무너무 문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코로나 사태 때 아이들 환자가 많이 또 급격히 줄면서 이게 저출산 문제와 맞물리면서 더 심각한 경영 위기까지 갔다. 그래서 폐업한 개원의들이 많습니까, 실제로?
[답변]
대략 보건복지부 통계로 5년 동안 662개가 폐업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너무너무 심각한 상황이죠.
[앵커]
코로나 사태 끝나고 다시 돌아온 의사분들은 없으세요?
[답변]
이미 폐업을 하셨던 분들은 너무너무 어려운 상황을 겪으셨기 때문에 그 상황을 다시 맞지 않으시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돌아오기는, 이건 정말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 이상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더 이상 소아청소년과를 해서는 먹고살지 못하겠다고 의사분들이 느끼는,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근본적인 원인은 저출산 상황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한데.
[앵커]
일단 환자 수가 줄고 있고.
[답변]
환자 수가 많이 줄었고, 예전에 초등학교 한 반에 60명, 50명, 그렇게 하더니 지금은 20명 되거든요? 이게 5살 아이들 숫자랑 1살 아래 숫자 애들하고도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심하고.
[앵커]
일단 저출산, 그리고요?
[답변]
거기다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국가가 소아과 의사들한테 지급하는 대가가 너무너무 적습니다.
[앵커]
진료 수가가 너무 낮게 책정돼 있다? 소아과가 유독 수가가 낮습니까?
[답변]
소아과 같은 경우는 다른 과하고 달리 검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진료비를 창출할 수 있는 게 진찰료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아이들이 성인들처럼 무슨 MRI 검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비급여 항목을 창출할 수 없는 구조이다 보니까, 인당 진료비에만 의존하는 구조이다 보니까 도저히 수가가 안 나온다.
[답변]
소아과 같은 경우는 비급여 항목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그렇죠. 그래서 정말 주변 개원의들이 어느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씀을 하세요?
[답변]
어느 정도로 얘기하시냐 하면, 한 달에 집에 가져간 수입이 25만 원밖에 안 됐다.
[앵커]
소아과 의사분이 25만 원, 한 달에. 직원들 월급 다 제하고.
[답변]
그래서 세금도 내기 전 수입이 25만 원이었고 우리 직원만큼만 수입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글을 쓰신 분이 있었는데 그 밑의 댓글은 어떤 댓글이 있었냐 하면, 선생님은 부럽다. 나는 계속 적자다. 그런 댓글이 쭉 붙는 거 보고, 이거 정말 소아 인프라가 무너지는구나, 그렇게 느꼈습니다.
[앵커]
수가가 낮게 책정돼 있다는 것은 과거에도 그랬을 텐데, 과거에는 받아들였던 어려움을 지금 못 받아들이는 또 다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기본적으로 소아과 의사들 같은 경우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전공을 했고 예전에도 소아에 대한 수가는 적었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근본적으로 예전에는 아이들 진료 환자 수로 이게 커버가 됐는데, 지금은 더 이상 커버가 안 되는.
[앵커]
그렇죠. 저출산 말씀은 조금 전에 하셨고, 수가 이야기하셨고, 혹시 노동 강도가 너무 세다든지 다른 이야기는 안 하세요?
[답변]
예를 들어서 요즘에 저출산 상황이긴 하지만 고령 산모는 오히려 더 늘었고 이제 쌍둥이를 낳는다든가.
[앵커]
미숙아도 많이 나오고.
[답변]
미숙아가 굉장히 늘었고, 그 미숙아를 잘 치료를 하려면 소아과 의사가 석 달, 넉 달을 거의 잠 한숨 못 자고 일을 해야 되는 그 정도로 노동 강도가 높고.
[앵커]
저출산의 또 다른 여파군요, 그게. 그리고 요즘은 또 모든 아이들이 다 금쪽이잖아요. 각 집집마다 한두 명밖에 안 낳으니까.
[답변]
그렇기 때문에.
[앵커]
부모 민원 같은 것도 있을 거고.
[답변]
네, 아빠, 엄마는 당연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고모까지 우리 아이가 너무 귀중하기 때문에, 그런데 대부분 부모님들이랑 보호자분들은 괜찮으신데, 일부의 분들은 너무 이렇게.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 선배 개원의들의 폐업 상황, 그렇게 심각한 노동 여건을 보면서 지금 전공의들이 점점 지원을 안 하고 있는 게 또 문제이지 않습니까? 좀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는데요. 전공의 지원율,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16%, 아마 이렇게 보면 비교 대상이 없어서 이해가 안 가시겠지만 보통 산부인과, 외과 같은 경우가 지원율이 굉장히 낮은 건데, 그런 데가 보통 지금 60%는 나온다는 거 아닙니까? 그거에 비하면 거의 최저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봐야 됩니까?
[답변]
다른 과도 너무너무 힘든 과들이 많은데, 그 과들에 비해서도 너무 충격적으로 적은 상황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됩니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좀 의대 정원 늘려서 소아과에도 많이 지원할 수 있게, 그래서 공공의대,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왜 그렇지 않습니까? 전국 의대 다 돌고 서울공대 가잖아요. 정원을 늘리면 그래도 SKY 수준의 공대 인력이 이쪽으로 갈 수도 있을 텐데, 그래도 소아과는 안 갈 거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답변]
기본적으로 그게 조금 어려운 게, 병원을 운영할 수가 있을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일인데, 이건 뭐 한 달에 25만 원을 가져간다고 하고 오히려 적자를 낸다고 하면 그게 불가능한 일이죠.
[앵커]
그러면 대안을 제시하신다면요?
[답변]
대안이라고 하면 정말 지금 상황이 굉장히 급하고요. (내년) 3월만 돼도 제가 보기로는 대란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떤 대란이요? 진료 대란, 소아과?
[답변]
예, 아이들 진료를 못 받는, 길 병원이 지금 입원 환자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인데, 이게 전국으로 파급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빨리 단기적인 대책을 내놔야 될 텐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답변]
이거 굉장히 서둘러야 되고요. 보건복지부, 질병청 그리고 기획재정부, 소아과 의사들이 모여서 현장 상황에 맞는 대책을 굉장히 시급하게 논의를 해야 되고요. 그것도 대통령 직속으로 기구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고. 국회도 굉장히 서둘러야 될 것 같습니다. 거기에 합당한 법안이나 예산이나 그런 지원이 시급하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의료 붕괴 조짐을 이미 확인했고 나타나고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 게 지금은 시작이라는 거. 이것이 빨리 대책을 세우면 막을 수도 있으니까요. 앞으로 향후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제언도 많이 해 주시고요. 지금까지 ET WHY, 임현택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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