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사태 사과한 軍 "격추 못해 송구…드론부대 조기 창설"

권오석 2022. 12.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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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군 대비태세 부족했던 점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
北무인기 대응 전력 강화 위해 ‘드론부대’ 설립 앞당길 계획
국회 국방위, 28일 긴급 전체회의 소집해 해당 안건 논의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군 당국은 지난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면서, 향후 무인기 대응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드론부대` 창설을 앞당기라고 지시한 만큼 속도를 내 `안보 구멍`이 없도록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리 군은 무인기 격추에는 실패했으나, 무인 정찰기 ‘송골매’를 날려 보내는 식으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軍 “무인기 탐지·추적했으나 격추 못해 송구”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어제 적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 군은 이를 탐지 추적했으나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군의 대비태세가 부족했던 점으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날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우리 영공을 5시간 정도 휘젓고 다녔던 북한 무인기 5대 중 한 대는 서울 은평구 부근 상공까지 비행한 후 북측으로 되돌아갔다. 무인기들의 크기는 2m급 이하 소형으로, 육안으로 식별될 정도 근접 비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전투기와 공격헬기를 투입해 20㎜ 포로 100여발의 사격을 퍼붓는 등 격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에 머문 것도 모자라, 무인기 격추에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우리 군의 방위 태세에 허점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실제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적 공격용 무인기는 우리 탐지·타격 자산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3m급 이하의 작은 크기인 정찰용 소형 무인기는 탐지·타격이 제한된다.

물론 서울에 왔다가 북한으로 돌아간 무인기는 우리 측 KA-1 경공격기가 MDL 근처까지 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속 100㎞로 비행하는 무인기에 비해 빠른 속도를 내야 양력을 유지할 수 있는 KA-1이 육안 식별과 경로 조정을 반복하면서 추격했고 무인기를 사격할 기회가 있었으나 민가가 이어지면서 실제 사격은 하지 않았다. 취재진에 공개된 사진 속 무인기는 2017년 강원도 인제에 추락해 발견된 무인기와 유사해 보였다.

강 본부장은 “우리 군은 과거에는 적 무인기 도발 시 탐지·식별조차 못했으나 이번에는 적 무인기를 탐지·추적했다”면서 “어제 MDL 이북으로 정찰자산을 운용했으며 기술적으로 우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정찰작전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군단급 무인 정찰기인 송골매 2대가 MDL을 넘어갔으며, 유인정찰기 ‘백두’와 ‘금강’도 9·19 군사합의상 비행금지구역을 넘어 MDL 근처까지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부대` 조기 설립 방침…28일 국방위 소집

합참은 향후 북한 무인기 대응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한다는 계획이다.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해 통합 운용하면서 정찰 등 작전능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물리적으로 전파차단, 레이저 등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력화 추진 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본부장은 “우리 군은 적 무인기의 도발에 대비해 각급 부대별 탐지·타격 자산 운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탐지자산은 초기부터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도록 적극 운용하며 타격자산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민간피해를 주지 않고 격추할 수 있는 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운용하면서, 주기적으로 합참 차원에서 통합된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해 대비태세를 완비해 나가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러한 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군의 대응 태세는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월 한·미 지대지 미사일 사격 훈련 당시 `현무2-C` 미사일이 표적이 아닌 후방의 기지 내 유류 저장고 인근에 추락한 전례가 있었다. 이번 무인기 영공 침범 사태에도 KA-1 경공격기가 기지 이륙 중 추락해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일제히 비판에 나선 가운데, 국회 국방위원회는 28일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해 해당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합참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에게 이번 사태를 보고했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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