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하는데 아빠가 다른 사람 같다”… ‘옷장 택시 기사 시신 사건’의 전말

27일 오후 경기 파주시의 한 강가에서 경찰이 살해당한 50대 여성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이다. 앞서 지난 25일 파주시에서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30대 남성 피의자가 4개월 전에 전 여자 친구인 50대 여성을 살해해 이 일대에 유기했다고 이날 자백했다. 파주=연합뉴스

 
경기 파주의 아파트 옷장 속에서 60대 택시 기사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의 전말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27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32)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주겠다며 B(60)씨를 집으로 끌어들여 둔기로 살해한 뒤 자택 옷장속에 시신을 숨겼다.

또한 A씨는 피해자 B씨의 신용카드로 수천만원을 대출받아 명품 가방을 구매, 여자 친구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여자 친구는 남자 친구의 옷장 속에서 시신을 최초로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인물이다.

B씨의 아들은 닷새째 택시 기사 부친이 집에 귀가하고 있지 않자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했는데, A씨는 부친인 척 연기를 했다. 익숙하지 않은 카톡 대화투에 부친이 답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의심한 B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 30분 전에 메시지로 연락을 했는데 통화는 거부하는 등 다른 사람인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 시점은 지난 25일 오전 3시30분쯤으로 사건 발생으로부터 닷새 뒤다.

A씨는 B씨 휴대전화로 B씨 가족들에게 “바빠”, “배터리 없어”라는 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택시는 1㎞ 밖 공터로 이동시켜 블랙박스 메모리까지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후 지난 25일 오전 11시쯤 A씨 여자 친구는 “파주시 친구의 아파트 옷장 안에 죽은 사람이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시신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실종 신고됐던 B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일산 백병원에서 A씨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범행 장소인 A씨가 살고 있던 집 주인 C씨도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이날 오후 3시 10분 경찰의 추궁에 그는 “C씨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은 오는 28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