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사줄게" 충주 모 고교 학생회장 선거 무효…소송전 번져

당선자 측 음식물 제공 약속·상대 후보 비방글 SNS 게재 등
낙선 학생, 소송 제기…法 "당선 무효 맞아" 원고 승소 판결
학교 선관위 규정 위반…"경고 누적됐다면 후보자 자격 잃었을 것"

충북 충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치러진 학생회장 선거 결과가 법원 재판을 통해 무효화 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선거 과정의 불공정 행위가 문제가 됐는데, 학생과 충북교육청 간 소송전까지 이어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충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 선거가 치러진 때는 지난 7월.

최다 득표를 얻은 기호 1번 학생이 회장에 당선됐지만, 이내 학교 안팎은 불공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선거 과정에서 기호 1번 측이 다른 학생에게 선거도우미가 돼주면 햄버거를 사주겠다고 약속했고, 기호 1번 선거도우미가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음식물 제공 약속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으로, SNS 비방글에 대해서는 단순 학교폭력 사건으로 처리했다.

그러면서 낙선자인 기호 2번 학생이 주장한 당선 무효는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선거를 마무리했다.

결국 기호 2번 학생은 충북교육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 선거 결과를 무효로 판단했다.

청주지방법원 민사13부(이효두 부장판사)는 학생회장 낙선자 측이 충북교육감을 상대로 낸 학생회 임원 당선자결정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당선자 측의 행위가 후보자 등록 무효나 경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학교 선관위가 선거 관리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위반이 없었다면 기호 1번 측은 후보자 등록 무효로 후보자 자격을 상실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선관위가 규정에 따라 상대 후보 비방에 대해서도 경고 처분을 내렸다면, 기호 1번 측은 경고 누적으로 출마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학교 선거 규정에는 경고가 2회 이상 누적되면 후보자 등록을 무효로 하도록 돼 있다.

학교 측은 법원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에 당혹스러운 입장"이라며 "학교의 선거 규정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북교육청은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한 검토를 거쳐 조만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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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CBS 최범규 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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