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혼숙은 기본..'짝짓기 예능' 수위,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예요?[Oh!쎈 초점]

김나연 2022. 12. 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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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바야흐로 '짝짓기 예능'이 범람하는 시대다. 올 한해 채널과 플랫폼을 막론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연애 예능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쏟아졌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화제성을 겨냥한 수위 높은 소재들의 등장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의 구성은 대부분 정형화 돼 있다. 만난 적 없던 남, 녀를 한 장소에 모아두고, 이들은 정해진 기간동안 데이트 등을 통해 서로를 알아간 후 마지막날 가장 마음에 드는 이성을 지목하는 것. 이때 서로를 지목하는 남, 녀가 최종 커플이 되는 방식이다.

지난해부터 시즌을 이어오고 있는 ENA, SBS Plus '나는 솔로', MBN, ENA '돌싱글즈', TVING '환승연애' 등도 '돌싱남녀', '이별한 커플' 등 작은 디테일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때문에 대개 이런 프로그램은 출연진 개개인의 진정성있는 서사에 초점을 맞춰 시청자의 '과몰입'을 유발하며 대중들의 화제와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런 한계점 때문일까, 언제부터인가 노출과 스킨십 등 자극적인 키워드를 내세운 연애 예능프로그램이 하나둘씩 등장하며 '이슈몰이' 중이다. 당초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의 취지는 남녀 출연자들이 자신과 맞는 연애 상대를 찾기 위함에 있다. 하지만 이런 출연진들의 이야기보다는 선정성 그 자체를 앞에 내세운 프로그램의 등장은 그야말로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리는 셈이다.

돌싱남녀들의 로맨스를 다룬 '돌싱글즈'의 경우 서로를 선택해 커플이 된 출연진을 대상으로 '동거'라는 시스템을 적용, 좀 더 서로를 알아갈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후 시즌3부터는 새롭게 '신혼여행' 시스템을 추가, 해당 에피소드만 '19금' 등급조정을 감행하며 좀 더 날것의 스킨십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선정성 논란이 따른것은 당연지사. 다만 이 경우 한 번 결혼을 했던 돌싱남녀라는 점과 유독 적극적인 출연진들의 성격이 어우러졌을 뿐,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문제는 제작진 차원에서 대놓고 '선정성'을 셀링 포인트로 둔 듯한 노골적인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시즌1 방송 후 이달 13일 시즌2를 첫 공개한 넷플릭스 '솔로지옥'은 수영복을 입은 남녀 출연진의 사진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핫한 지옥"이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워 이목을 끌었다. 물론 "선정성은 지양한다"는 넷플릭스측 말대로 본편의 수위는 크게 높지 않았지만,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 쇼"라는 프로그램 소개글은 '노림수'가 아니었다고 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자보고 만남 추구"라는 진위여부를 알수 없는 MZ세대의 유행을 들먹이며 야심한 시각, 처음 본 남녀의 하룻밤 데이트를 담은 웨이브 오리지널 '잠만 자는 사이'는 첫 등장부터 논란이 분분했다. 여기에 '한국판 투 핫'을 추구한다는 '썸핑'부터 짝피구 등의 요소를 넣어 노골적으로 맨살 스킨십을 유도하는 iHQ '에덴'까지, 점차 그 자극성은 높아져 갔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성인잡지 여성 모델과 9:1 데이트를 그린 바바요 예능 '맥시멈러브'이 등장하며 그 정점을 찍었다. '수영복 노출'에서부터 시작한 것이 '남녀 혼숙', '수위높은 스킨십과 발언'까지 서로 경쟁하듯 살을 붙여갔다. 결국 남녀가 감정적 교류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뒷전으로 둔 채 대놓고 19금을 요구하는 진행방식으로 흥행은 커녕 논란거리만 꼬리표처럼 남았다. 자극적 키워드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킬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잠깐 뿐이다.

이런 선정적인 프로그램의 등장은 OTT 플랫폼이 활성화된것이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정할 수 없다. TV채널에 비해 OTT의 경우 수위나 규제의 기준이 관대한 만큼 너도나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한 자극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

하지만 올 한해 '짝짓기 예능' 대전의 승자는 단연코 '환승연애2'라 할수 있다. 유명 연예인들마저도 잇따라 시청을 인증하며 그 화제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온전히 출연진들의 깊은 서사에 있다. '이별한 커플'이라는 요소가 생경하게 느껴질수 있겠지만, 결국 이미 한 차례 이별했던 커플들이 서로의 진심을 제대로 마주하고 새로운 출발로 나아가기까지의 서사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 

선정성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무작정 자극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흥행의 지름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delight_me@osen.co.kr

[사진] IHQ, 웨이브, 바바요, T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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