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3㎞씩 질주 … 배달 종사자 한달 381만원 번다

이종혁 기자(2jhyeok@mk.co.kr),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2. 12. 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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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휩쓴 지난 3년간 비대면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 속에서 배달업 종사자가 2배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 달 평균 25.3일을 일하고 순소득 286만원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배달업)'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제정된 이후 정부가 처음으로 진행한 법정 조사다.

전국 배달종사자는 올해 상반기 말 현재 23만7188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상반기 11만9626명에서 3년간 101%(11만7562명) 증가했다. 국토부는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이 같은 비교 통계를 내놨다. 소비자와 식당 간 주문을 중개하는 플랫폼이 37개, 식당과 배달대행 업체 간 배달 주문을 중개하는 플랫폼이 51개였으며 전국 배달대행 업체는 7794곳이었다.

전국 주요 6개 도시(서울·부산·인천·대전·광주·대구) 배달종사자 12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설문조사를 한 결과 배달종사자의 월평균 근무일은 25.3일이었다.

월평균 소득은 381만원으로 이 중 보험료와 렌탈료로 지급한 95만원을 빼면 월평균 순소득은 286만원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배달 종사자의 순소득이 31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306만원), 광주광역시(274만원), 대전(267만원), 부산(227만원), 대구(220만원) 순으로 이어졌다.

배달종사자는 주중 일평균 37.4건씩, 주말에는 42.3건씩 배달했다. 평일에는 평균 103㎞를 운행했고 주말은 117㎞를 달렸다. 국토부 설문에 응한 배달종사자 중 43%는 최근 6개월간 평균 2건의 교통사고를 겪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배달종사자를 포함해 플랫폼을 매개로 근무하는 종사자 수는 작년 66만6000명보다 20.3%(13만4000명) 늘어난 8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고용노동부가 이날 밝혔다.

이는 15~69세 전체 취업자 중 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74.3%, 여성이 25.7%를 차지했다. 직종별로 살펴보면 플랫폼 종사자 가운데 가장 인원이 많은 배달·배송·운전 직종에서 2.2% 늘어났다. 이들 업종은 올해 코로나19 규제가 대폭 완화됨에 따라 증가폭이 주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가사·청소·돌봄 직종은 89.3% 증가했다. 미술 등 창작활동(89.5%)을 비롯한 웹 기반형 플랫폼 직종과 통·번역 상담 등 전문서비스(60.4%)도 지난해보다 종사자가 크게 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5.3% 증가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가장 크게 늘었고 30대(31.0%)와 50대(21.5%)가 뒤를 이었다. 15~19세(-57.19%), 20대(-11.3%) 종사자는 감소했다.

플랫폼 일자리 근로를 주업으로 삼는 근로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 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주당 20시간 이상 일하는 주업형 플랫폼 종사자는 45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4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전체 플랫폼 종사자 중 57.7%에 해당해 절반을 넘는다. 전체 수입의 25%를 플랫폼 일자리를 통해 버는 간헐적 참가형 플랫폼 종사자도 지난해보다 91.9%나 늘어 16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최근 3개월(9~11월) 동안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8%로 수입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24.7%)보다 약 두 배 높았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일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점은 문제로 꼽혔다. 조사에 따르면 플랫폼 이용 시 '어떠한 계약도 맺지 않았다' 또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3.4%로 전년(42.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김유진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고용형태가 증가하고 있지만 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일하는 종사자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내년부터 직종별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정책적 보호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종혁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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