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사는 수도권 뚫려놓고 … 軍 "이번엔 北무인기 탐지 성공"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2. 12. 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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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저녁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사회주의헌법 제정 50주년 기념 보고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이 장면을 2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군이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사태에 대해 27일 공식 사과했다. 군당국은 무인기 도발에 대비해 탐지자산 운용실태를 점검하고 공세적인 요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전날 한국 방공망을 최소 5시간 이상 휘젓고 다닌 북측 무인기들을 억제하지 못한 점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군의 정찰·탐지 역량이 전날 MDL을 넘어온 2m급 북측 무인기를 격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강 본부장은 "군은 적 무인기의 도발에 대비해 각급 부대별 탐지, 타격 자산 운용을 면밀하게 점검할 것"이라며 "탐지자산은 초기부터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도록 적극 운용하며 타격자산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무인기 요격에 실패해 체면을 구긴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관련 지침을 보다 과감하게 가져가겠다는 이야기다.

이날 강 본부장은 "(앞으로) 민간에 피해를 주지 않고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는 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운용하겠다"면서 주기적인 합참 차원의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밝힌 '드론부대' 조기창설을 통해 감시·정찰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비물리적으로 전파차단(재밍)과 레이저 등으로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에 전력화를 추진 중인 장비도 도입 시기를 최대한 단축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군은 2019년부터 내년까지 약 880억원을 투입해 레이저 대공무기를 전력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무기체계는 실제탄을 발사하지 않아 낙탄에 따른 부수적 피해가 작고 1회 발사비용도 약 2000원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적이다. 군당국은 현재 레이저 대공무기에 대한 최종적인 시험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무인기에 재밍 전파를 쏴서 경로를 이탈시키거나 추락을 유도하는 '소프트 킬' 방식 방어체계는 2026년 완성을 목표로 초기 개발 중인 단계다. 그러나 이번 북측 무인기 영공 침범 사태로 인해 도입 시기가 얼마나 단축될지도 주목된다.

한편 이날 군에서는 새떼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것을 보고 대응전력을 출격시키는 해프닝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합참 관계자는 "오늘 오후 1시쯤부터 4시쯤까지 (관련 동향을) 탐지, 추적했다"면서 "군이 (움직임을) 탐지한 이후 추적하고 타격자산을 보내 (새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군은 공군 전투기와 육군 헬기 등 전날 실제 북한 무인기 상황에 투입된 것과 비슷한 전력들을 투입했다. 다만 이날은 경고 방송이나 경고 사격 등은 실시하지 않았다. 북한이 무인기 영공 침범 등으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만큼 한국도 합의 이행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한국민들의 불안과 피곤을 가중시키고 여야를 갈라치는 한편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도 이 같은 도발에 나섰을 것"이라며 한국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실질적으로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북 압박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북한이 미국 동부 크리스마스 저녁 무인기 도발을 감행한 것에 대해 한미 양국은 뒤늦게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북한 무인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한 한국 언론의 서면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무인기가 MDL을 넘어 비행했다는 보도를 알고 있다"며 "이번 침범 성격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우린 한국이 그들 영토를 보호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언급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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