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中위협에 … 대만軍 의무복무 1년으로 연장
군인 월급 3배 올리기로
첫 자국산 잠수함도 건조
대만이 18세 이상 성인 남성에게 부과하고 있는 의무병역 기간을 현행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27일 오전 국가안보회의(NSC) 이후 오후 3시 회견을 열어 이 같은 방안이 담긴 '전국 방위병력 구조조정 강화 방안'을 공표했다.
차이 총통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군 통수권자로서 대만이 영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책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공산군의 위협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평화는 국방에, 국방은 모든 국민에게 달려 있다"며 중국의 군사적 압력에 대응해 자위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7일 대만 연합보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해당 군복무 연장안은 2024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05년 출생자부터 1년간 의무복무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현역 병력은 현재 약 17만명으로 중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대만 당국은 조기에 전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병역의무 기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재 대만의 18세 이하 남성 인구는 연령마다 10만명 전후인데, 대만 당국은 1년간의 군사훈련으로 이들이 귀중한 전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무 기간 연장과 더불어 의무복무자의 월급도 6500대만달러(약 27만원)에서 2만대만달러(약 83만원)로 오를 전망이다.
대만의 의무복무제는 중화민국 정부가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옮겨온 직후인 1951년부터 실시됐다. 군별로 2~3년간 의무복무제가 실시되다가 1990년 2년으로 복무 기간이 통일됐다. 이후 2000년부터 1년10개월로 줄어들었고 다시 2008년 들어 1년으로 단축됐다. 이후 양안 긴장이 완화되면서 논의를 거쳐 모병제를 도입하는 동시에 2013년부터 다시 4개월로 단축됐다. 그러나 최근 중국발 군사 압력이 강해지고 저출산 문제가 대두하면서 올해 초부터 다시 의무복무 기간을 늘리자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대만의 자체 국방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자체 잠수함 건조에서도 나타난다. 이날 대만 국방부는 첫 자국산 건조 잠수함이 내년 9월에 진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중국의 압력으로 잠수함을 추가로 구매하지 못하자, 자체 잠수함 건조에 나서 2026년까지 7000억대만달러(약 28조8000억원)를 투입하는 자주국방 정책을 추진해왔다.
한편 대만 당국의 군복무 연장 결정은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한 직후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25일 대만 주변에서 올 들어 최다인 군용기 71대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25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중국군 군용기 71대가 대만 주변에서 활동한 것이 포착됐으며 이 가운데 47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또 중국군 군함 7척이 같은 시간대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을 계속했다. 연합보에 따르면 대만해협 주변에서 하루 동안 탐지된 중국 군용기 대수로는 이번이 올 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인 지난 8월 5일 68대가 종전 최다 기록이었다. 중국군은 이번 무력시위가 대만의 미국산 무기 구입에 대한 금융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안이 통과된 데 따른 대응 차원임을 시사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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