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없으면 좋을줄 알았는데 … 호재 끝나면 낙폭도 커"
버핏 보유 옥시·캠벨수프
낙관론만 반영돼 하락 우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분기에 지분율을 늘린 미국 정유 기업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가가 내년에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내년에 유가 상승세가 진정될 것이란 이유 외에도 공매도할 수 있는 주식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켄트 대니얼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작성한 논문 내용을 인용 및 가공해 이같이 보도했다.
대니얼 교수 등은 비교적 저가에 공매도할 수 있는 주식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의 주가는 향후 1년간 시장수익률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국 증시에서 주가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비관적 관점과 일반 투자자들의 낙관적 관점이 균형을 이뤄 가격이 형성되는데, 공매도할 수 있는 주식이 적으면 낙관적인 시각만이 가격에 반영된다는 논리다. 한국 시장에서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규제 강화 등을 주장하는 것과 반대되는 얘기다.
공매도는 특정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고 나면 사들여 차액을 버는 방식의 투자법이다. 100달러에서 80달러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A기업의 주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A기업 주식을 빌려 매도해 100달러를 받은 뒤 80달러로 가치가 하락한 다음 A기업 주식을 다시 사서 갚으면 20달러가 남는다.
반대로 주식 가치가 오르면 상승한 만큼 웃돈을 주고 되갚아야 해 손해가 발생한다. 배런스는 지난해 8월 이 같은 논리를 이용해 공매도가 가능한 주식이 상대적으로 적고 과거 12개월간 주가 수익률이 좋았던 기업 131곳을 추렸다.
이 종목들의 지난 23일까지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상위 25개 종목의 주가 수익률은 -31.2%였으며, 과거 수익률 상위 25개 종목은 -67.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의 주가 하락률이 10.8%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큰 낙폭이다.
23일자로 이 기준을 적용했더니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리스트에는 최근 1년간 주가가 123% 상승한 정유사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을 비롯해 올해 들어 주가가 31% 오른 캠벨수프 등이 포함됐다.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미국의 정유 및 셰일가스 생산 기업으로, 지난 2월부터 3분기까지 버핏 CEO가 꾸준히 지분을 늘려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도 샌프란시스코 소재 유틸리티 기업 '퍼시픽가스&일렉트릭컴퍼니',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솔라' 등이 있었다. 대니얼 교수는 "특정 주식에 대한 공매도 투자와 일반 투자 사이에 불균형이 생기면(공매도 가능 주식이 적어지면) 해당 기업 주가가 좋은 소식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왜곡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1980~2020년 이 같은 특성을 지닌 기업들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13%씩 시장 지수를 하회했다.
공매도 가능 주식이 적은 종목 중에서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공매도 가능 주식이 적고 최근 주가 하락폭도 컸던 25곳의 주가도 시장 지수 수익률보다 평균 19% 낮았다. 결국 공매도가 가능한 주식 수가 적으면 과거 주가 등락폭과 상관없이 향후 1년간 주식이 시장 지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23일 기준 공매도 가능 주식 수가 적으면서 1년간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에는 모더나,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카니발 등이 포함됐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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