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지정일' 개인 1.5조 순매도 폭탄
주가는 소폭 오르며 마감
양도소득세(양도세) 20% 부과 대상인 대주주 지정 시한인 27일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1조5000억원 가량 주식을 순매도했다. 2020년(2조8486억원)과 2021년(3조1587억원)에 비해서는 대폭 줄었다. 올해 주가 하락과 함께 주식 평가액 자체가 줄어든 데다 고액 자산가들이 채권 등으로 대폭 자산을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1조53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는 1조1331억원, 코스닥에서는 4039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다만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배당락일(28일)을 하루 앞두고 기관투자자의 매수에 힘입어 소폭 상승 마감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에서 1조981억원, 코스닥에서 302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매년 폐장일을 기준으로 대주주 지정이 이뤄지는데 지정을 피하기 위해선 2거래일 전까지 매도를 해야 한다. 올해는 29일에 증시 폐장이 이뤄지는 만큼 27일까지 매도가 이뤄져야 한다. 만일 대주주로 지정되면 배당금이나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 시 최고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매년 해당일에는 대거 매물이 쏟아지고 다음날에는 다시 대거 매수가 이뤄지는 패턴이 반복돼왔다. 작년만 보더라도 3조원 매도 다음날 다시 3조원 순매수에 나섰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의 매도는 삼성전자와 2차전지, 방산주에 몰렸다. 매도금액 기준 삼성전자(1570억원)가 1위를 차지했으며 호텔신라(43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1억원), 삼성SDI(302억원), 한국항공우주(29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많은 고액 자산가들이 양도세 물량을 피하기 위해 오늘(27일)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들었다"며 "어차피 팔아도 다시 살 수 있는 가격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내년 증시가 올해보다는 흐름이 나을 것으로 예상해 고액 자산가들은 대거 매도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내년에 주가가 오르면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양도차액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매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지수가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한 종목당 1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적을 수 있고, 가족 합산 규정이 폐지된 것도 매도 규모가 줄어든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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