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분산기업, CEO 셀프연임 우려 없애야"
KT·포스코·금융지주 등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 필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
주주이익 극대화에 부합
KT가 좋은 관행 만들어주길
"KT나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은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9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게 된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신임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CIO·사진)가 소유분산 기업의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27일 서 이사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부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공적 기금으로서 국민연금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수탁자 책임 투자 활동, 예컨대 투자 대상 기업들의 합리적인 지배구조와 관련된 주주권 행사, ESG 책임 투자, 스튜어드십 코드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하고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연금공단은 서 이사를 국민연금 CIO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노후생활을 책임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기금이사 역할을 맡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세계 3대 연기금의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직원들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운을 뗐다. 서 이사는 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기금도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며 "하지만 최근 경제·금융시장의 어려운 여건이 오히려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운영 측면에서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금 운용 방향과 관련해 서 이사는 소유분산 기업의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을 언급했다. 앞서 지난 8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분산 기업의 회장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고착화하고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는다거나,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공감대를 이룰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소유분산 기업은 최대주주가 명확한 기업과 달리 주주가 분산된 기업으로 KT, 포스코, 금융지주 등이 해당한다.
서 이사는 "이사장이 유연한 운용 성과 제고와 기업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T와 포스코, 금융지주 등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불공정한 CEO 선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것이 주주이익 극대화에 부합한다"며 "이사회가 내·외부 인사, 외국인을 차별하면 최적의 CEO를 선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 이사는 "셀프 연임에 대한 우려가 없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KT가 좋은 관행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사회에 경선을 역제안한 상태다. 그는 "적임자를 찾기 위해서는 추천 공모 등을 통해 제한 없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KT CEO가 선임을 포기하고 경선을 하고자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KT의 CEO 선임이 공정한 경선을 통해 이뤄지면 국민연금 측면에서도 주주이익과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KT 지분 10.35%, 포스코홀딩스 지분 8.99%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의 경우 신한지주는 8.29%, KB금융지주 7.94%, 하나금융지주 8.40%, 우리금융지주 7.86%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서 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뉴욕법인, 싱가포르법인, 변액계정 운용 등을 거쳐 PCA CIO를 역임했다. 공무원연금공단 재직 당시 -2.70%에 머무르던 공무원연금 수익률을 취임 첫해인 2019년 9.56%, 2020년 11.41%로 끌어올렸다. 1982년 공무원연금 운용 이후 최대 실적이었다. 실적을 인정받은 서 이사는 연임에 성공해 2021년에도 9.7%의 수익을 냈다. 재임 중 대체투자를 확대했고 벤처캐피털과 해외 사모펀드(PEF)는 물론 해외 인프라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기금 자산은 896조60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말 대비 52조1000억원(5.5%) 감소했다. 국민연금기금 금융부문의 국내투자 비중은 50.4%, 해외투자는 49.6%를 기록했다. 국내채권 비중이 34%로 300조원을 넘어섰으며 해외주식 비중은 27.7%를 기록 중이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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