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새 1.3조 판 연기금, 포스코·네이버는 샀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2. 12. 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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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업 성장 가능성 주목
낙폭과대 대형IT株 대거 매수

올해 4분기 코스피에서 1조3000억원을 팔아치운 연기금이 낙폭과대·가치·바이오주는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외 불확실성에 반도체·자동차주는 보유 비중을 줄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포스코홀딩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은 지난 10월부터 이달 26일까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총 1694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해당 기간 연기금 전체 순매수액에서 7%에 달하는 규모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연기금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0월, 11월 각각 18%, 20% 상승했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 중이지만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오히려 6% 올랐다. 최근 지주사로 전환한 포스코홀딩스는 주력인 철강 외 2차전지(배터리), 리튬 등 신사업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에선 2025년부터 리튬 부문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본업인 철강 부문의 수익성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사업은 기업가치 재평가와 주가 지지에 확실한 근거가 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은 친환경 철강 소재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리튬·니켈 원료 외 차세대 전지 소재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연기금은 네이버(1494억원), 아모레퍼시픽(1081억원), LG생활건강(980억원), 한국전력(941억원), 엔씨소프트(606억원) 등 낙폭과대주들도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는 유동성 장세 종료, 고강도 긴축에 따른 기업가치 축소에 지난해 7월 기록한 고점에서 60%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 봉쇄, 엔씨소프트는 신작 모멘텀(동력) 부재로 인한 투자심리 훼손으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한국전력은 탈원전 정책에 따른 후유증으로 올해 30조원의 적자가 예상돼 수급이 악화한 종목이다.

연기금이 해당 종목들을 담은 건 올해 급락으로 매력적인 주가 수준에 도달했거나 대내외적 요인으로 향후 주가 반등을 예측한 것으로 풀이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의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은 올해 바닥을 찍은 후 내년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이 최근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선회함에 따라 화장품주의 경우 대중국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엔씨소프트도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한국전력은 최근 정부·정치권에서 재무 상황을 고려한 지원책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연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1057억원), 셀트리온(683억원) 등 바이오주도 비중을 늘렸다. 증권업계에선 내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의 미국 시장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벤트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내년 두 종목의 영업이익은 각각 6%, 31%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였다. 총 3337억원을 팔아치웠는데 4분기 연기금 순매도액의 9%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도 2624억원 순매도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발생한 LG에너지솔루션도 32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 밖에 현대차(2979억원), 기아(2161억원) 등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리스크가 부각된 자동차 종목도 매도세가 강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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