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상의 뚝심 …'천궁II'로 2조 매출 쏜다
첫 2조 매출에 수주 잔고 11조
수출강화와 R&D 확대가 비결
구본상 회장의 'K-방산' 집념
위성항법시스템으로 영역확대
LIG넥스원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놓고 재계에선 "K방산을 겨냥한 구본상 LIG그룹 회장(사진)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의 수출시장 확대와 연구개발(R&D) 집중 전략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IG넥스원의 올해 매출은 2조1661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보다 18.9% 늘어난 수치로 사상 첫 2조원 돌파다. 천궁Ⅱ 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면서 매출을 크게 늘린 것이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TTI와 2조5947억원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다. 천궁Ⅱ는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무기체계다. LIG넥스원을 비롯해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아 등 K방산을 대표하는 업체가 참여했다. 작전통제소와 교전통제소, 다기능 레이다, 발사대, 유도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무기 수출 영향으로 LIG넥스원의 수주 잔액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5조6507억원에서 매년 1조원씩 늘며 지난해에는 8조3073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LIG넥스원 실적의 배경으로 구 회장의 역할을 꼽고 있다. '지속 성장의 답은 수출 확대에 있다'는 신조를 가진 오너 경영인의 '든든한 지원'이 없었다면 수출 실적을 높이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구 회장의 지휘 아래 해외시장 문을 끊임없이 두드려왔다. 2009년에는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을 겨냥해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다. 이후에도 중남미(2011년)와 인도네시아(2013년), 사우디아라비아(2016년), UAE(2016년)에 사무소를 열어 수출 전문조직을 운영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2008년부터 인도네시아 최대 방산 전시회인 '인도 디펜스'에 참가했다.
구 회장은 R&D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 5년간 R&D 비용을 2배 가까이 늘렸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유도무기 개발을 위한 선행 투자를 지속해왔고 각 부문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한국형 방어체계인 KAMD나 킬체인(Kill Chain)의 주축이 됐다"며 "육해공 중·단거리에 특화된 사업 구조인데 국산화와 수출이 뿌리를 내리는 시기를 지나 열매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LIG넥스원은 새로운 먹거리로 민간 산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으로 방산업계 수주가 원활하지만, 국제 정세가 안정되면 대규모 사업 수주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LIG넥스원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사업과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천궁Ⅱ 외에도 국내외시장을 겨냥한 무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공공·민간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KPS 사업이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2025년까지 독자 위성 개발에 2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수출과 데이터 사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2030년까지 7900억원을 투자하는데 우주개발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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