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제주도당 "북핵특위 '제주도 전략도서화' 문건 작성된 적 없어"

허용진 도당위원장 "개인 발언을 정쟁 도구로 활용"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가운데)이 27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22.12.27/뉴스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제주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제주도 전략도서화’ 관련 논의를 했다고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힘 제주도당에서는 “제주도 전략도서화 내용이 담긴 회의자료는 작성된 적도 없다”고 주장해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27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당 북핵특위에서 제주도를 거점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전진배치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는 100% 오보”라고 주장했다.

이날 허용진 도당위원장은 “특위 위원장인 한기호 국회의원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 제주도에 전술핵 배치 내용이 담긴 문건은 최종보고서가 아니다”라며 “한 위원장은 최초 언론보도를 한 방송사에 정정보도요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부 특위 위원이 공식 회의 전에 개인적인 아이디어 차원으로 전쟁 발발 시 핵을 실은 수송기가 제주 제2공항 활주로를 활용하게 하자는 의견을 개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 등에서 확보한 사전 회의자료로 알려진 문서에 대해서 “찌라시”라고 주장하면서 “한 위원장을 통해 우리당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허 위원장이 ‘찌라시’라고 지칭한 이 문서는 ‘특위 최종보고 및 건의사항’이란 제목으로, ‘제주도를 전략도서화하는 문제도 검토 필요’, ‘(미 핵무기를)한국 배치 시 제주도가 최적’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주 신공항 건설 시 미국의 전략폭격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및 핵무기 임시 저장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민주당 제주도당 등은 이날 이 문서를 토대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규탄하기도 했다. 오 지사는 “특위 최종보고서 내용 전체를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제주도 전략도서화는)회의자료에 분명히 적시됐던 내용으로, 특정 위원의 의견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 위원장은 특위 최종보고서 채택 전 문구가 수정됐을 가능성 등을 일축하며 해당 문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이다.

허 도당위원장은 “한 위원장을 통해 받은 지난 26일 특위 회의자료를 보면 제주 관련된 내용은 한 줄도 없다. 오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기 한 시간 전 비서진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회의자료를 전달했다. 그런데도 오 지사는 회견을 열고 개인 의견 개진에 불과한 발언을 정쟁의 도구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문서 외에는 배포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기 때문에 다른 자료는 찌라시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그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