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후 명품가방·현금도 훔쳐…"강도살인 혐의 적용 예정"

제주 유명식당 대표 살해 피의자 전원 혐의 변경할 듯
살인교사 피의자, 살해주범에 2억·식당운영권 등 제안

지난 16일 피해자 주거지 인근에서 찍힌 피의자 김모씨 모습.(독자제공, CCTV 영상 캡처)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경찰이 제주 유명 식당 대표를 살해하고, 살인을 교사한 피의자들의 혐의를 살인보다 법정형이 높은 강도살인으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살해 주범이 피해자 주택에서 명품가방과 현금 수백만원을 들고 도주했고, 해당 금품의 위치를 살인교사 피의자가 사전에 알려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27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된 50대 남성 김모씨는 지난 16일 오후 3시2분에서 19분 사이 제주시 오라동의 한 빌라에서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후 집에서 명품가방과 현금 수백만원을 종이가방에 숨겨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범행 후 아내 이모씨와 함께 거주지인 경남 양산으로 도주했다. 김씨로부터 금품 위치를 확인한 경찰은 이날 중 경남으로 향해 금품 존재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또 경찰은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50대 남성 박모씨가 김씨에게 A씨 주거지 내 금품 위치를 알려준 것으로 보고 강도살인 공범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와 가까운 사이였던 박씨는 지난 8월부터 금전 문제로 피해자와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박씨는 김씨에게 범행을 사주하며 2000여 만원을 건넨 것 외에도 범행 성공 후 현금 2억여 원 또는 식당 운영권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과 함께 살인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김씨 아내 이씨의 혐의도 변경된다.

경찰은 28일 오전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었으나 피의자 3명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의위에는 제주경찰청 소속 경찰관인 내부위원 3명과 변호사·언론인·종교인 등 외부위원 4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참여했다.

심의위는 "범행이 계획적이고 피해자가 사망해 피해가 중대하지만, 현재도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고 공공의 이익 유무를 고려해 비공개를 결정했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