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야 하나요” “내가 꼰대냐?”… 3년만에 연말 회식, 또 세대갈등
서울 여의도의 한 중견기업에서는 최근 연말 회식을 두고 직원들 사이 격론이 벌어졌다. 입사한 지 5년 미만인 한 젊은 사원이 회식 날짜에 일정이 있어 못 간다고 말하자, 해당 부서의 차장급 직원이 이 사람을 불러 ‘회식인데 왜 참석을 하지 않느냐’며 꾸중을 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에 다니는 입사 2년차 이모(29)씨는 “다른 일도 아니고 미리 잡힌 일정 때문에 못 간다는 건데 그걸로 야단을 치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젊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실수할까봐 긴장해야 하고, 먹기 싫은 술도 먹어야 하는 회식이 다시 돌아온 게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3년여 만에 연말연초 회식 문화가 부활하면서 세대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큰 회식이 없던 시기 입사한 젊은 세대들이 전통적인 직장 내 회식 문화에 반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2021년 입사해 입사 2년차인 중소기업 직장인 김모(27)씨도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팀회식을 하고 연말에 또 따로 한다는데 너무 힘들다”며 “최근에 부장에게 ‘1년에 한번으로 줄이면 어떠냐’고 농담식으로 말했는데 ‘다른 회사는 더 심하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 9월 대기업에 입사한 이모(26)씨도 “입사한 지 몇 달 안 된 사이에 한 회식이 셀 수도 없다”며 “이번 주 수요일에도 연말 회식이 예정돼 있는데, 20~30대 젊은 직원끼리 하는 거라 그나마 낫다”고 했다.
반면 40~50대 이상 직장인들은 “젊은 직원들 무서워 회식하자고 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은행원 김모(58)씨는 “관리자 입장에서는 회식을 하며 서로 소통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자식 뻘 직원들이 들어오면 회식하자고 말하기 조심스러운 게 요즘”이라며 “회식을 ‘꼰대 문화’라고 생각하는 어린 직원들도 나중엔 관리자가 되면 이 마음을 이해할까 싶다”고 말했다. 교사 한모(52)씨는 “우리는 회식을 해봐야 1년에 1~2번 하는데 그걸 못간다고 하는 젊은 교사들이 야속하다”며 “우리 아들도 나한테 젊은 교사들과 회식할 때 1차만 하고 카드 주고 빠지라고 하는데, 가끔은 무조건적인 ‘꼰대’ 취급이 서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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