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복권할 게 애초 없었는데…제주, 강정주민 특사 요청 '머쓱'

고성식 2022. 12. 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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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반대로 처벌된 강정마을 주민들의 사면·복권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애당초 이들에겐 사면ㆍ복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머쓱한 상황이 연출됐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강정마을회가 신년특별사면·복권을 요청한 주민 29명은 앞서 받은 벌금형에 따라 부과된 벌금을 이미 다 냈거나 형기를 모두 마쳤다는 이유 등으로 잔형 집행면제, 잔형 감형, 형 선고 실효 등 애초에 사면받을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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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민감하고 당사자도 몰라 조사 미흡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도가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반대로 처벌된 강정마을 주민들의 사면·복권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애당초 이들에겐 사면ㆍ복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머쓱한 상황이 연출됐다.

제주 농어촌마을 강정마을에 [연합뉴스 자료 사진]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강정마을회가 신년특별사면·복권을 요청한 주민 29명은 앞서 받은 벌금형에 따라 부과된 벌금을 이미 다 냈거나 형기를 모두 마쳤다는 이유 등으로 잔형 집행면제, 잔형 감형, 형 선고 실효 등 애초에 사면받을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 전원은 또 법률적 권리행사의 제약을 받고 있지 않아 복권 대상자도 아니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해군기지 반대로 처벌된 강정 주민은 모두 253명으로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들 중 41명에 대해 사면과 복권이 이뤄졌다. 또 나머지 212명 대부분은 이미 형이 실효됐거나 수형 기록이 삭제돼 형 선고가 실효됐을 가능성이 크다.

도 관계자는 "주민들이 개인정보를 이유로 형량을 밝히지 않고 잘 알지 못한 채 사면·복권을 신청했고, 이것을 그대로 정부에 건의하는 등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해군기지 반대 운동이 활발하던 당시 주민들은 대부분 벌금형이나 1년 이하의 형을 받았는데, 현황 파악이 어려워 사실상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사 명의로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연말연시 사면·복권 건의문을 대통령 비서실,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에 보낸 바 있다.

그는 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면담을 하고 연말연시 특사·복권에 강정마을 주민 다수를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은 여기에 한 걸음 더 나가 지난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주재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임원진 오찬 간담회'에서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사면을 요청했다.

해군기지가 강정마을에 들어서기로 결정된 2007년 1월부터 완공된 2016년 상반기까지 강정마을 주민 등 연인원 700여 명이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로 경찰에 연행됐다.

이 중 형사 처벌된 주민은 253명이며 이들에게 부과된 벌금액만 3억8천만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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