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모임 비용의 3분의 1”…고물가에 MZ세대 ‘홈파티’로 연말모임

최미송 기자 2022. 12. 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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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이 평소 모임에 비해 3분의 1밖에 안 들더라고요. 내년에는 다른 친구 집에서 모이자고 얘기했어요." 24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자신의 자취방에서 대학 동기들과 연말 모임을 한 채혜선 씨(27)는 처음 경험한 '홈파티'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 예산 아끼고, 다양한 연출도 가능 서울에 사는 대학생 송서영 씨(24)는 최근 고물가 속에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친구들과의 연말 모임을 홈파티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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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채현서 씨(왼쪽에서 두 번째)가 23일 세종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파티용 커튼을 건 채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겸한 연말 홈파티를 즐기고 있다. 채현서 씨 제공
“비용이 평소 모임에 비해 3분의 1밖에 안 들더라고요. 내년에는 다른 친구 집에서 모이자고 얘기했어요.”

24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자신의 자취방에서 대학 동기들과 연말 모임을 한 채혜선 씨(27)는 처음 경험한 ‘홈파티’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음식은 밀키트로 해 먹고, 자취방에서 같이 자니 귀갓길 택시비도 안 들었다”며 “내년에도 동기 모임을 다른 친구 집에서 홈파티 식으로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홈파티’가 연말 모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각자 원하는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 있어 고물가시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모임 인원 제한을 피하기 위해 집이나 숙박업소에서 ‘꼼수’ 모임을 갖는 이들이 일부 있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이런 방식의 모임이 오히려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 예산 아끼고, 다양한 연출도 가능

서울에 사는 대학생 송서영 씨(24)는 최근 고물가 속에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친구들과의 연말 모임을 홈파티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송 씨는 “아직 취업 준비 중인 친구들도 많은데 외식비가 많이 올라 웬만한 곳을 가면 술값까지 1인당 4만, 5만 원 넘게 써야 한다”며 “택시 심야할증요금까지 오르면서 경기도에 사는 친구들의 교통비 부담도 커져 이번에는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식당에서 모이면 각자 원하는 음식과 주류를 선택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홈파티는 각자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른 손님들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이달에만 홈파티를 세 번째 한다는 직장인 이주영 씨(29)는 “식당 등에서 풍선과 가랜드(띠 형태의 거는 장식)를 설치하거나 이벤트를 하려면 주위 눈치가 보인다”며 “홈파티의 경우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위해 다양하게 연출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편하다”고 했다.

● “사람 많은 곳보다 집이 좋아”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인파가 몰리는 곳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홈파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한혜연 씨(22)는 “연말 친구들과 집에 모여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과자집’을 만들고 인증샷을 찍으며 소소하게 즐기려 한다”며 “이태원 참사 이후 사람이 많은 곳은 아무래도 피하게 된다”고 했다.

집에서 모이기 마땅치 않은 경우 도심 파티공간을 대여해 즐기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파티공간 대여업체가 연말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직장인 한승훈 씨(25)는 “이달 초 서울 강남의 유명한 파티룸 예약 업체에 대실 문의를 했지만 이미 두 달 전에 예약이 끝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젊은층의 홈파티 선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처럼 홈파티가 보편화되면 외식업계의 연말 및 크리스마스 대목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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