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글로벌 스포츠·관광도시로 '탈바꿈'
최신 경기장 앞세운 중국 제쳐
김장호 시장 브랜딩 전략 결실
경제 파급효과 3000억원 전망
금오산 등 관광명소 조성 속도
지난 11일 김장호 구미시장은 인도네시아 발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시아권 육상대회 중 가장 큰 대회인 2025년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서였다. 출국 전 일부에서는 구미시가 무모한 도전에 나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쟁 상대가 중국 샤먼시였기 때문이었다. 국내 육상계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비유했다. 인구가 528만명에 달하는 샤먼시는 국제공항과 30여 개의 5성급 호텔, 내년에 완공되는 최신 경기장 등을 보유해 유력 개최지로 꼽혔다. 게다가 시진핑 국가주석이 부시장으로 재직했던 도시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구미시가 승리했다. 국내에서 이 대회를 유치한 건 서울(1975년), 인천(2005년)에 이어 구미가 세 번째다. 김 시장은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유치로 인한 경제적·사회적 파급 효과는 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자도시 구미가 국제육상대회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스포츠 관광 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부터 향후 2년간 대규모 국내 스포츠 행사도 열릴 예정이어서 관광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을 제치고 구미시가 이 대회를 유치한 비결은 구미를 브랜딩했던 김 시장의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 LG SK 등 글로벌 대기업이 구미에 있고 2030년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을 계기로 구미가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스포츠를 비롯한 산업경제, 문화관광 등 각 분야에서 아시아와 지속적인 교류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적극 설명했다. 김 시장이 직접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아시아육상연맹 이사회 위원들을 한 사람씩 만나면서 표심을 호소한 점도 작용했다. 이 덕분에 구미시는 이사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참석 위원 16명(2명 불참) 중 10표를 받아 샤먼시를 이겼다. 2025년 6~7월 중 닷새간 열리는 이 대회에는 45개국 12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구미를 찾을 예정이다. 구미시는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북한의 대회 참가도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2005년 인천 대회에는 북한 선수와 응원단 등 140여 명이 참가한 바 있다.
구미에서는 이 대회를 앞두고 매년 대규모 스포츠 행사도 예정돼 있다. 내년 4월에는 6만명의 생활체육 동호인이 참가하는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열리며 2024년 제62회 경북도민체육대회도 개최된다. 여기에다 구미는 2024년 제32회 한·중·일 주니어 종합경기대회 유치에도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이를 계기로 구미시는 '관광시설'도 본격적으로 확충한다. 구미라면축제 등 구미만의 옷을 입힌 지역 대표 축제를 육성하고 금오산을 전국 명소로 만들기 위해 케이블카, 야간 경관 개선, 출렁다리 설치 등을 대표 사업으로 추진한다. 천생산에도 다양한 산림휴양 공간을 조성하고 낙동강 둔치에 수상 레포츠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앞으로는 구미를 '가 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며 "각종 스포츠 행사를 지역 콘텐츠와 연계해 구미를 알리는 창구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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