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라떼] '공룡 KT' 이젠 옛말
'공룡' KT라는 수식어도 이제 옛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경제에 통신 인프라스트럭처를 깔며 수만 명의 임직원을 거느렸던 공룡 기업 KT의 임직원 수가 지난해부터 빠르게 축소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KT는 비대한 조직 몸집을 줄이고자 2014년 대규모 특별 명예퇴직을 단행해 무려 8000명 이상을 줄였습니다. 그 결과 2013년 3만1700명이었던 정규직 임직원이 이듬해 2만290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죠.
이후 9년이 지나는 동안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던 임직원 규모는 올해 2만명 붕괴를 코앞에 둔 2만777명까지 작아졌습니다. 불과 1년 새 600명에 이르는 임직원 감소가 나타난 것이죠.
최근 들어 KT 직원 감소 속도가 빨라진 이유는 바로 '베이비붐 끝자락' 세대(1960~1965년 출생)의 정년퇴직 러시 때문입니다. KT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통신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특히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막대한 인력을 채용했습니다. 해당 구간에서 채용된 임직원들이 앞으로 3년 사이 대거 정년퇴직을 하게 되면서 KT 임직원 수가 1만명대에 진입한다는 설명입니다. 노조는 구체적인 추산은 어렵지만 향후 3년간 임직원이 최소 2000명 이상 정년퇴직으로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제조업 부문에서 채용 규모가 큰 현대자동차 역시 베이비붐 끝자락 세대의 정년퇴직 러시로 지난해 노동조합원 수가 9년 만에 처음 감소했습니다. 생산직 정년퇴직자가 크게 늘면서 나타난 유사 현상입니다.
KT의 경우 다른 통신사보다 처우가 낮다는 평가를 받지만 상대적으로 '평생 직장'이라는 만족감이 큰 기업입니다. 인력구조 역시 고연차 직원이 상단에 쏠려 있는 '역피라미드'형입니다.
실제 KT 정규직 임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상상 이상입니다. 올해 기준 '22년'으로 경쟁사인 SK텔레콤(12.7년), LG유플러스(9.4년)는 물론, 현대차(18.2년)마저도 압도합니다.
향후 3년간 대규모 정년퇴직 여파로 20년이 넘는 KT의 근속연수는 차츰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른 인건비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KT는 정년퇴직에 따른 막대한 자연 감소분만큼 경영진이 유능하고 젊은 청년들을 보다 공격적으로 채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내년 연임에 도전하는 구현모 KT 대표가 새 먹거리 사업 고도화만큼이나 '늙고 비대한' 조직을 어떻게 '젊고 민첩한' 형태로 변화시킬지 주목됩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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