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대변 속에 특정 미생물 많으면 대장암 예후 좋아져

이승구 2022. 12. 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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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인 '대장암'.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장내 미생물에서 대장암의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균주들을 탐색하기 위해 이들 대장암 환자들의 수술 전 2주 이내 대변 샘플을 수집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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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박지원 교수팀, 대장암-장내 미생물 연관성 분석
“프리보텔라 양 많을수록 ‘무진행 생존율’ 유의미하게 높아져”
“미생물 활용한 대장암 맞춤치료 및 재발방지 가능성 기대감”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인 ‘대장암’. 이 암은 대장절제술 이후 암이 재발하거나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예후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대변에 들어있는 특정 장내 미생물의 양이 많을수록 대장암의 예후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미생물의 양이 많은 그룹은 적은 그룹보다 암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무진행 생존율’(PFS)이 유의하게 높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지원 교수,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김지현 교수‧허지원 박사 공동 연구팀은 대장암으로 원발성 종양절제술을 받은 3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장암과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장내 미생물에서 대장암의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균주들을 탐색하기 위해 이들 대장암 환자들의 수술 전 2주 이내 대변 샘플을 수집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했다. 이후 수술 후 대장암 진행 및 감소 여부를 3년가량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대표적인 장내 미생물인 ‘프리보텔라(Prevotella)’의 양이 많을수록 암이 더는 진행하지 않는 ‘무진행 생존율’(PFS)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등 대장암의 예후가 좋았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프리보텔라는 주로 채식을 하는 동양권에서 많이 발견되는 미생물”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채식과 대장암 예후 사이의 긍정적인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표적인 병원성 미생물인 ‘푸조박테리움(Fusobacterium nucleatum)’과 3개의 새로운 미생물 등은 이번 연구에서 대장암 예후를 나쁘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지원 교수는 “장내 미생물이 대장암의 예후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한 연구 성과”라며 “향후 대장암의 예후를 개선하고 재발을 막는 등 맞춤 치료의 기반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교수는 “대장암 예후에 활용될 수 있는 장내 미생물 추가 연구를 통해 미생물을 이용한 대장암 예후 개선과 재발 방지의 가능성이 열렸다”며 “후속으로 식이와 장내 미생물 대사가 대장암 예후에 미치는 영향과 이들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최신호에 발표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암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 연세 시그니처 연구클러스터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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