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연극 '미저리', 계속 진화…영화 같은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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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엔 비가 세차게 내리고 번개가 요란하게 친다.
음습한 분위기 속, 소설 '미저리의 아이'를 읽고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진 애니 윌크스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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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스티븐 킹 소설 원작…세 번째 시즌 24일 개막
새로 합류한 서지석·이일화 "다른면 보여줄것"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미저리가 왜 죽어! 어떻게 미저리를 죽일 수 있어!"
창밖엔 비가 세차게 내리고 번개가 요란하게 친다. 음습한 분위기 속, 소설 '미저리의 아이'를 읽고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진 애니 윌크스가 나타난다. 그녀는 사고로 다쳐 거동할 수 없는 베스트셀러 작가 폴 셸던을 향해 광기로 절규한다. "고통이 뭔지, 아픔이 뭔지 네가 당해봐. 혹여 누가 나타나 당신을 구해줄 거라고 꿈도 꾸지마."
멀어지는 자동차 소리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바닥으로 떨어진 폴. 바깥을 향해 처절하게 기어가지만, 굳게 닫혀있는 문에 그는 좌절한다.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연극 '미저리'가 지난 24일 막을 올렸다. 미국 대표 작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폴의 열성 팬이자 전직 간호사 애니의 광적인 집착을 스릴러로 그려낸다. 눈보라를 만나 교통사고를 당한 폴을 애니가 구출해 자기 집으로 데려오며 사건이 벌어진다.
초연부터 폴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김상중은 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공연할 때마다 진화되고 있다. 이전보다 이야기를 더 압축해 러닝타임을 줄였고 음향, 조명도 새롭게 바뀌었다"며 "연극이지만 영화스럽게 볼 수 있다. 영화만큼의 몰입감과 서스펜스한 집중도가 이전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이 작품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로 무대만의 생생함을 꼽았다. 그는 "연극은 할 때마다 달라진다. 최고의 공연을 하면 더 잘하고 싶어서, 만족하지 못한 공연을 하면 다음에 또 해보고 싶어서 하게 된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계속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결혼은 판단력이 흐려져서 한다고 하고, 재혼은 기억력이 나빠서 한다고 하더라. 저도 기억력이 안 좋았나 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혼자 계속 고통스러워하는 이런 베드신은 처음 해봤죠. 그냥 누워있는 게 아니라, 객석에 모습을 잘 보여줘야 해서 목에 힘을 주다 보면 무리가 와요.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끝내고 목 디스크 수술을 했는데, 이 공연을 한 후엔 상태가 안 좋아지죠. 그래서 '다음엔 안 해야지' 하면서도 또 잊고 세 번째 공연까지 하게 됐어요.(웃음)"
그와 함께 초연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길해연도 "배우가 한 역할을 맡아 같이 나이가 들어가는 걸 상상한다. 80살이 되어 애니를 한다면 얼마나 새로울까"라며 "집착과 광기를 드러내는 게 3년 전과도 확실히 다르다. 변화하는 길해연과 애니가 만났을 때 어떤 새로운 인물이 만들어질까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사랑받은 이일화도 '애니'로 새롭게 합류했다. 이일화는 "재공연 때 보고 너무 욕심이 났다. 제가 소녀 같은 이미지라고 했는데, 사실 그런 면이 있다. 내성적인 면을 탈피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제게 다른 면도 있다. 집착하며 모순된, 잘못된 사랑을 미쳐가며 연기해보고 싶다. 점점 더 완성된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폴을 번갈아 연기하는 서지석은 연극 첫 도전이다. 서지석은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김상중 선배님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조금의 고민 없이 꼭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보안관 '버스터' 역에는 고인배가 돌아오고, 김재만이 새로 함께한다. 초연부터 함께한 고인배는 "일종의 양념 같은 역할인데, 반전의 키를 쥐고 있다. 세 번째인 만큼 고향의 외갓집에 온 것처럼 정겹게 느껴진다"고 했다.
황인뢰 연출도 "세 번째 공연인 만큼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애니와 폴의 로맨스 아닌 로맨스를 강화했고, 서스펜스에 중점을 두고 긴박감을 세밀하게 표현하려 애썼다. 관객들이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내년 2월5일까지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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