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 텃밭 호남서 `야당 탄압` 장외여론전 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전남 장흥군 장흥읍 한 농장을 찾아 전기요금 인상안에 따른 운영 현황을 설명듣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 소환조사 통보일을 하루 앞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과 광주에 머물며 '경청 투어'를 이어간다.<연합뉴스>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윤석열 검찰 정권의 야당 탄압'을 주장하며 여론전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반감이 강한 지역 분위기를 활용해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정당성이 없음을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7일 전남에서 민생행보를 이어가던 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날 일정을 깜짝 공개했다. 그는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전남·광주편 2일차, 검찰독채 야당탄압 규탄 연설회가 열린다"며"내일 11시 반,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뵙겠다"고 밝혔다.

해당 일정은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1박 2일 일정의 전남·광주 방문을 끝내는 날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검찰 규탄 행사를 연다고 공개한 것이다. 검찰이 '성남FC 사건'으로 이 대표에게 소환일로 통보한 28일 소환에 응하는 대신 당의 텃밭에서 검찰수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대중행사를 여는 것이다.

당의 최대 지지기반으로 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강한 지역에서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정당성이 없다는 여론을 형성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상황에 맞춰 설계된 일정인 만큼 강경한 발언으로 검찰과 대치 수위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앞서 26일에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면서 28일 소환 조사에는 이미 정해진 일정과 본회의 등으로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서면조사를 할 건지 출석을 할 건지, 어느 시기에 할 건지는 변호인과 검찰이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실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지 서면조사로 대체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직접 출두하겠다고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한 공중파 라디오에서 "가는 것이다 그건, 가겠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의겸 대변인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어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이 대표는 떳떳하게 나가서 조사받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저희가 말렸다"며 "점심까지 결론을 못 냈었는데 오후 6시가 다 돼 대표가 (출석을) 강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