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패 사라졌다”… 주가 하락·환손실에 두 번 우는 서학개미

오귀환 기자 2022. 12. 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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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김모(30)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주가가 빠르게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주가 손실을 만회해주던 환차익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서학개미들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는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한 주식들의 주가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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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뚫었던 원·달러 환율 1200원대
전문가 “달러 강세 진정… 내년 약세 전망”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김모(30)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주가가 빠르게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주가 손실을 만회해주던 환차익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수익권이었던 김 씨의 테슬라 평가손실은 어느새 60%를 넘어섰다.

그래픽=손민균

2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4원 내린 1271.4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1200원대를 유지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까지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었다. 1400원을 넘어 1500원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며 공포감이 커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부터 1300원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환율 안정은 강(强)달러 현상의 원인이 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또 최근 일본은행(BOJ)이 초저금리 행보를 끝내는 정책 변화를 취하면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환율이 안정되면서 금융시장은 안도하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주가와 함께 원·달러 환율까지 떨어지면서 환차손에도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 9월까지는 미국 주식 하락으로 인한 손실분이 환차익으로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지금은 그 방패가 사라진 셈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서학개미들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는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한 주식들의 주가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기술주들이 미국 증시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테슬라의 경우 지난 9월 중순 주가가 300달러선에서 형성됐지만 지금은 120달러선에 머물며 주가가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6.4%, 나스닥 지수는 15%가량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서학개미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의 원인이 됐던) 미국과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며 “중국 코로나 방역 정책 완화 관련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위안화 강세와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으로 인한 엔화 강세도 원화 강세 경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2023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전환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 역시 “현재 환율 여건이 강달러 둔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달러화는 내년 상반기 혼조 국면을 거쳐 하반기에는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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