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빼먹고 경기 나가니 학업에 뒤처져요”···학생선수의 학습권 실태는?
“학교 가는 기간에 경기를 나가게 되면 수업을 많이 빠지게 돼요. 다른 방법으로 학업을 보완한다고 해도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지게 되죠. 경기기간 중 수행평가가 겹치면 더욱 힘들어요.”
학생 운동선수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심층면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권위가 27일 발표한 ‘전국체육대회 등 주요 경기대회 인권침해 실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면담을 한 선수·학부모 27명 중 22명(81.5%)이 대회출전이나 시합준비, 훈련 때문에 학교수업에 빠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대회나 시합이 있는 날은 하루 전체를 결석한다고 했다. 정기적으로 수업에 불참하는 학생들은 하루 평균 약 1~2시간 수업에서 빠진다고 답했다.
학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22명 중 약 70%(16명)는 ‘e스쿨’을 통해 수업을 보충한다고 했다. e스쿨은 학생선수들이 인터넷 강의로 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온라인 1회차 학습이 수업 결손 2시간 보충으로 인정되는 식이다. 나머지 6명은 수업을 보충하지 않거나 학원이나 학교에서 별도로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부는 2020년부터 대회 참가로 인한 결석 일부에 한해서만 출석으로 인정하고 있다. 올해는 ‘2022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기본계획’에 따라 초등학생은 5일, 중학생은 12일, 고등학생은 25일의 결석이 허용됐다.
이에 대한 반응은 찬성 48.5%(11명), 반대 54.2%(13명)로 엇갈렸다. 반대하는 학생들은 ‘공부보다 대회출전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한 학생 운동선수 B씨는 “일반학생들이 공부에 매진하는 것처럼 운동선수들은 운동에 매진할 수 있었음 좋겠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회를 주중이 아닌 주말 또는 방학 중 진행하는 ‘전국대회 주말 전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선수들이 평일 수업에 빠지지 않고도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권위는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전국체육대회(9개 종목), 전국장애인체육대회(6개 종목), 전국 규모의 개별종목대회(5개)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했다. 학생선수, 지도자, 학부모 등 80명에 대한 심층면담도 함께 진행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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