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택 시흥시장 인터뷰 “바이오는 국가 안보이자 인류의 미래”
시흥의 장점은 ‘지리, 연구인력, 연관 산업·융합의 탄력성’
당면과제는 ‘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유치’
바이오 허브 성공의 키는 기업… 머크(MERK)사와 긴밀히 소통
특히 우리나라가 지난해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로 선정되며 경기 시흥시를 비롯한 많은 시도가 WHO의 글로벌바이오캠퍼스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시흥시는 서울대의 우수한 연구인력, 지리적 입지, 디지털 등 타 산업과의 유연한 연계 등에 강점을 보인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서울대와 함께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바이오 허브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는 임병택 시흥시장을 만나 바이오산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시흥시의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 각국이 바이오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시흥시의 글로벌바이오허브 조성 계획 역시 이러한 산업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데, 왜 바이오인가?
“최근 자료를 보면 국내 바이오산업의 생산 규모가 사상 처음 2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7년 10조 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5년 만에 두 배가 된 셈이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바이오산업은 23% 성장했고, 일자리 창출은 타 산업과 비교해 두 배가 늘었다. 바이오산업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은 일찍이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며 바이오산업 육성에 주력해왔다. 올 9월 미국은 바이오 기술·제조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영국은 생명과학 2030 기술전략을 수립하고 바이오산업 성장전략을 제시했고, 독일 역시 국가 산업전략 2030에서 바이오 기술을 ‘게임체인저’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이 외에도 바이오산업은 연관 산업을 견인하는 종합산업 측면에서 무한한 가치가 있다. 디지털과 결합하며 인공지능(AI), 로봇자동화, 가상진료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이오기술(BT)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을 통해 데이터 기반 바이오 연구를 확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예상 연간 투입 예산만 4000억 원에 달한다. 바이오는 단지 산업이 아니다. 국가의 안보이고 인류의 미래다.”
- 그렇다면,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서 시흥시의 강점은 무엇인가?
“지리적 이점, 뛰어난 연구인력, 연관 산업과 융합의 탄력성을 들 수 있겠다. 먼저 서해안을 끼고 있는 시흥시는 광역교통망에 있어 이점이 있다. 인천공항이 가까워 글로벌 제약회사의 물류 배급이나 바이오 캠퍼스 인력들의 출입도 쉽다.
송도나 판교 등 바이오 클러스터와 연계해 국가 차원의 바이오 허브를 완성할 수 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현재 충북 오송, 대구, 대전 대덕 등지에 정부 주도 의료복합단지가 조성돼 있는데 시흥에서 모두 두 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국내와 국외를 불문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다.
또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빼놓을 수 없다. 서울대 안에 국제백신연구소가 있다. 97년에 UN에서 백신 개발을 위해 서울대에 설립한 것이다. 서울대의 연구 성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 연구 성과를 즉시 적용하고 공정을 통해 상용화하는 과정이 시흥 글로벌 바이오허브에서 가능해 질 것이다.
시흥스마트허브와 경제자유구역이 지근거리에 있다는 것은 바이오와 연계산업이 유연하게 융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바이오는 더 이상 단일산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대표 스마트 도시인 시흥시의 산업자원이 데이터 기반 바이오산업 육성을 주효하게 작용할 것이다.” -경기도·서울대·시흥시가 협의체를 구성했다. 각 기관의 역할과 협의체 추진 방향은?
“현재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 서부권 중심의 K-바이오밸리 조성을 위한 협력을 위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는 것이 시흥시에 조성 중인 서울대-서울대병원-서울대치과병원으로 이어지는 의료바이오라인이다.
시흥시와 경기도는 적극적인 기업 유치 및 기업친화제도의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서울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및 관련 분야 교육·연구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당면한 과제는 WHO의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유치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 서부권 중심의 K-바이오밸리 조성을 위한 협력을 다지고, 시흥시 글로벌 바이오허브를 중심으로 한 전국 바이오산업을 하나로 이어 대한민국이 바이오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허브 조성 방향은? 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나 기업 유치에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
“앞서 언급했던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 공중보건에 기여하며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백신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중심기관으로서 역할 하는 것이다.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에 걸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데다 여러 스타트 업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가 한 번에 이뤄지는 매우 중요한 바이오시장으로 한국이 위치한다는 의미다.
또 하나는 글로벌 바이오기업의 유치다. 경기도와 시흥시의 적극적인 의지, 서울대의 뛰어난 연구역량이 있어도 이를 적용해 실현해내는 기업이 없으면 바이오허브가 온전히 제 역할을 해 낼 수 없다. 기업은 바이오허브 성공의 키(KEY)다.
시흥시 역시 바이오백신 제조 원료의 주 공급자인 머크(MERK)사와 같은 글로벌 바이오 그룹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장과 R&D센터가 들어서면 대략적으로 추산해도 연 2000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공정에는 초급부터 초·고급 인력이 모두 투입되기 때문에 고용의 안정성이나 질적인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대학과 병원, 기업과 지역까지 모두 윈-윈(win-win)하는 체제가 마련될 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국제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시흥 | 유원상 기자 yos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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