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살해범 "전 여친 시신 한강에 던졌다"

60대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옷장에 은닉한 30대 남성이 전 여친의 시신을 한강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숨긴 30대가 은닉 장소의 명의자인 전 여자친구를 "살해 후 한강에 던져버렸다"고 진술했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60대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은닉한 30대 남성 A씨가 "4달 전에 전 여자친구인 50대 여성 B씨도 살해했다"며 "시신은 한강 하류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살해장소인 경기 파주시 운정동 일대와 공릉천, 한강 하류를 수색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3시30분쯤 경찰에 "택시기사인 아버지가 6일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 카카오톡으로 대화했는데 다른 사람이 답하는 것 같다"며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60대 택시기사 C씨의 행방을 찾던 중 같은날 오전 11시20분쯤 "파주시에 있는 남자친구 (A씨) 집 옷장에 죽은 사람이 있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A씨의 아파트 옷장 안 시신이 C씨인 것을 확인하고 고양시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일 밤 11시쯤 경기 고양시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A씨는 C씨가 음주운전 신고를 못 하도록 막기 위해 "합의금과 수리비를 많이 주겠다"고 말한 후 C씨를 파주시 본인 자택으로 데려갔다. 이후 C씨와 말다툼하다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긴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이후 A씨는 C씨의 택시를 1㎞쯤 떨어진 인근 공터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25일 오전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인근 공터에 버려진 택시를 확인했다. 발견 당시 택시 외관에는 접촉 사고 흔적이 있었다. A씨는 범행 후 C씨의 신용카드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카드로 수천만원 대출을 받고 현재 여자친구의 가방을 사는 등 50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B씨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B씨의 휴대전화를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점을 의심, 단순 우발 범행이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A씨의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확보된 진술 등을 토대로 확인할 부분이 많다"며 "추가 피해자 여부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당초 자신의 음주운전 사고 사실을 숨기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나 이보다 4달 전 범행 사실이 드러나며 과거 범행이 밝혀질 것을 우려해 B씨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C씨를 살해한 동기와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인 한편 A씨가 싸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 대해 살인·사체은닉·증거인멸·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했으며 이에 대한 심사는 오는 28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다.

송혜남 기자 mike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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