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의무복무 기간 4개월→1년···성탄절 전후 양안 긴장 고조

김서영 기자 2022. 12. 27. 16: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 미 국방수법권 반발 성탄절 무력시위
차이잉원, ‘국군 강화 계획’ 직접 발표
지난 25일 성탄절 전후로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성탄절 전후로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대만 군사 지원, 중국의 무력시위가 이어졌고, 대만은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군 복무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타이완뉴스·AFP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은 만 18세 이상 남성의 군 의무 복무 기간을 기존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군 구조 개편안’을 27일 확정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를 직접 발표하며 “4개월은 빠르고 변화무쌍한 상황과 맞지 않다. 대만은 점점 증가하는 중국의 위협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징집병의 월급 또한 현행 약 6000대만달러(약 25만원)에서 2만대만달러(약 83만원)으로 인상된다. 바뀐 복무 기간은 2024년 1월1일부터 시행되며 2005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남성에 적용될 예정이다.

2018년 대만은 1년짜리 징병제를 폐지하고 군사훈련 4개월로 개편했다. 그러나 중국의 침공 위협이 고조되자 복무 기간을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 여론도 호의적이다. 최근 대만민의기금회(TPOF)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대만 국민 4분의 3 이상이 현행 군 복무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조치는 국방 임무 명확화, 전투력 증강 등 국방력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려는 차원이다. 복무 기간 증가 외에도 주로 징집병이 참여하는 ‘주둔군’이 구성돼 국토방위와 민방위 등을 맡는다. 실전 모의훈련과 합동훈련 등 전투훈련도 늘어날 방침이다.

성탄절 전후로 양안 관계는 한층 경색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한 것이 불씨가 됐다. 이 법은 대만에 내년부터 5년간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매년 최대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씩 융자 형식으로 지원해 미국산 무기 구입에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처럼 무기를 구매할 자금을 차관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미국이 주로 동맹국 군사 원조 차원에서 시행해온 방식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반발을 샀다. 중국은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며 지난 성탄절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인근에서 군용기 71대를 동원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중 47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같은 시간 중국군 군함 7척도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다 규모의 무력시위였다. 이전 기록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인 지난 8월5일 68대였다.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위챗에 “이것은 미국과 대만의 결탁 및 도발 격상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라고 밝혀 국방수권법 서명에 대한 반발 차원임을 명확히했다.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중국은 대만 주변에 군용기 444대와 함정 101척을 파견했다. 이는 중국이 구사하는 ‘그레이존 전술’의 일환이라고 매체는 짚었다. 그레이존 전술은 ‘직접적이고 상당한 규모의 무력 사용에 의지하지 않으며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도하는 억제 및 보장 노력’을 뜻한다. 중국은 2020년 중반부터 이 같은 전술을 펼쳐오고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