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다 담갔다" 김기현, 원내 첫 전대 출마로 '윤심' 선점할까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당권주자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7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압승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켜켜이 쌓아온 신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2024년 총선 압승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일에 누구보다도 저 김기현이 가장 적임자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출마 선언에서 김 의원은 ▲가치·세대·지역·계층의 확장 ▲공명정대한 공천시스템 적용 ▲유능한 여당(정책 역량 강화) ▲당원 권리 강화를 내걸며 검증된 리더십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신이 대표가 되서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특히 '윤핵관(윤석열핵심관계자)'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연대' 또한 공식화하며 '윤심'에 재차 호소했다. 김 의원은 관련 질문에 대해 "김장은 이제 다 담갔다 생각"한다면서 "김장만 가지고 밥상이 풍성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된장찌개도 뜨겁게 끓여야 하고, 따끈한 공깃밥도 만들어 풍성한 식단을 만들고 국민의힘이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당내 다양한 세력과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뚜렷한 윤심이 전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김 의원이 원내에서 제일 먼저 출마 선언한 것도 당원들에게 '윤심'을 호소하기 위한 선점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면서 공감대를 만들어 당을 화합 모드로 이끌어가는 데에는 저 김기현이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정권 교체에 일조하고,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한 협상도 원만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소속 의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가 사실상 공식화되며, '윤심'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승민·나경원·안철수 등 현재 선두권에 위치한 후보들보다 크게 떨어지는 인지도를 어떻게 끌어올릴 지가 김 의원에게는 남은 숙제다. 현재로써는 선두권에 위치한 후보들이 모두 출마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결선투표 진출을 위한 2위 등극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친윤후보군이 여론조사 상 하위그룹을 형성하다보니, 김 의원 입장에선 다른 친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한 표 몰이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일종의 친윤 후보 교통정리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인위적인 단일화는 별 의미가 없다"면서도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과의 연대설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지 서로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선을 긋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많은 장점이 있고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기에 잘 활용해 더 큰 하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계속 거칠 것"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이 최근 야권 및 전임 정부를 겨냥해 다소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판하는 것 역시 낮은 인지도를 만회하고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행보다. 선명성을 강조하는 태도가 '당심 100%' 선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도층까지 고려해야 하는 차기 총선은 물론 대야 관계에도 장애물이 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 김 의원은 '보수정체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협상력은 자강으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가진 가치를 관철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로 힘을 보유할 때 비로소 협상이 가능한 것"이라며 "보수 정통성의 뿌리를 만들고 이것을 베이스캠프로 융통성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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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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