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앞두고 만나는 푸틴과 시진핑… 장기전 앞두고 결속 다질 듯

박용하 기자 2022. 12. 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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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바이든 회담 ‘반격’ 분석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1일 베이징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과의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신년을 앞둔 이번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번 회담에서 중국과의 굳건한 결속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능력을 서방에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회담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 세부 사항은 중국 정부와 함께 적절한 때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양측이 화상 회담의 형태로 새해 전 회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감안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최근 군수 물자와 병력 소모,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서방 국가들이 석유 가격 상한제 등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그는 지난 21일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특사로 중국에 보내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 자리에서 양국이 서방의 외부 압력과 불공정 조치에 공동으로 저항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평화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러시아가 원하는 평화회담은 현재까지 점령한 지역들을 유지한 상태에서 종전을 타진하는 것이다. 점령지 반환과 배상 등을 원하는 우크라이나와는 입장이 다르다.

러시아와 중국은 최근 들어 협력을 강화하려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5일 베이징 조어대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대국 외교의 새 지평을 개척할 것”이라며 중·러 간 전략적 상호신뢰와 호혜협력을 최우선으로 강조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동중국해에서 대규모 해상 연합 군사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가하는 위협을 강조하며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러 협력에 특별한 균열은 없는 상황이다.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 굳건한 결속을 확인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전쟁 지속 능력을 서방에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나 유대를 강조한 것에 대한 일종의 ‘반격’이 될 수도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신년 인사를 전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없다”며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비우호적 관계가 깊은 상태이기 때문에 새해 인사를 전할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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