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귀한아들' 송중기·손석구..'야반도주' 임성한[2022 드라마 결산⑥]

한해선 기자 2022. 12. 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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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방송 결산]
[스타뉴스 한해선 기자]
/사진=JTBC

2022년 종편 채널에서의 드라마 승자는 JTBC였다. 상반기에 '나의 해방일지'로 '구씨 신드롬'을 일으키더니 하반기엔 '재벌집 막내아들'로 지상파, 케이블도 꺾고 전 채널 중 드라마 시청률 최고치를 달성했다. 반면 TV조선, 채널A, MBN은 '막장의 향연'만 펼치고 씁쓸하게 퇴장했다.
/사진=JTBC
/사진=JTBC

'SKY 캐슬', '부부의 세계'로 대박을 치며 몇 해 전부터 '드라마 왕국'을 노려온 JTBC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SLL(Studio LuluLala)을 론칭하더니, 올해 또 한 번 큰 일을 내고 말았다. 송중기, 이성민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이하 '재벌집')이 올해 방영된 드라마 중 26.9%의 최고 시청률을 찍은 것.(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6.1%로 출발했던 '재벌집'은 단 3회 만에 10%를 돌파, 8회째에 19.4%를 기록하며 하반기 강자였던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기록 17.5%를 갈아치우고 왕좌를 꿰찼다.

'재벌집'은 국내 드라마 최초 '주 3회 방송'이란 강수로 이례적인 편성을 시도했는데, 방영 첫 주 만에 10%의 시청률을 돌파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하고 멈출 줄 모르는 수직상승곡선을 탔다. 이 드라마는 현대사를 간파하고 돈을 긁어모으는 전 흙수저 송중기의 '인생 2회차' 삶에서 시청자가 '로또 당첨' 같은 대리 쾌감을 느끼게 만들었고, 90년대와 2000년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성민의 소름끼치는 순양그룹 회장 열연, 윤제문, 조한철, 김신록, 김도현, 김남희, 박지현 등 재벌가 인물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피말리는 수싸움까지 조화를 이뤄 애청자를 만들었다.

'재벌집'은 시청률 성적을 넘어 각종 화제성 지수 톱,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각각 5주 이상 장기로 휩쓸기도 했다. 유튜브와 예능에선 '재벌집' 패러디도 양산돼 남녀노소 불문한 인기와 글로벌 파급력도 실감케 했다. 다만 마지막회는 진도준을 죽인 게 윤현우 자신이었음을 깨닫는 뜬금포 개연성과 앞선 15회까지의 복잡한 사건들이 '아, 젠장 꿈이었네'로 종결된 역대급 허무한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JTBC 올해의 히트작 중 '재벌집'과 양대산맥으로 '나의 해방일지'(이하 '해방일지')도 있었다. '해방일지'에서 미스터리하지만 치명적인 매력의 구씨를 손석구가 완벽한 싱크로율로 연기하면서 '구씨 신드롬'을 일으켰고, 손석구 역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해방일지'는 6.7%로 시청률로선 중박이었지만, 일단 이 작품을 본 시청자들은 '손석구 앓이'와 함께 '나의 아저씨' 박해영 작가의 또 다른 인생 대사에 흠뻑 매료됐다. 김지원, 이엘, 이민기 삼남매의 인생 한탄이 공감과 웃음, 위로를 선사했다.

시청률 6.1%의 '그린마더스클럽'과 8.1%의 '서른, 아홉'도 JTBC 화제작이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이요원, 추자현, 김규리의 초등커뮤니티 민낯, 학부모들의 위험한 관계성을 촘촘하게 그려 시청자를 몰입케 했다. '서른, 아홉'은 주연 손예진의 결혼 시기와 맞물려 함께 주목 받았는데,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이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현실적인 고민을 그리면서 공감을 샀다.

/사진=TV조선, 채널A, MBN, IHQ

반면 '설강화 : snowdrop'(이하 '설강화')는 부정적 이슈로 주목 받았는데, 1987년 간첩과 안기부를 미화했다는 논란과 주연인 블랙핑크 지수의 탁한 발성,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 '설강화'는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방영 중지' 요구글이 30만 명의 동의를 얻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고, 광고 중단 움직임까지 존폐 위기에 처하자 연속 방송의 특별 편성으로 3.9%의 시청률과 함께 빠르게 막을 내렸다.

TV조선에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이 시즌3로 올해 방영을 마쳤는데, 지난해의 시즌 1, 2보다 못한 전개와 시청률로 10.4%에서 끝났다. '결사곡'은 임성한 작가가 절필을 번복하고 '피비(Phoebe)'란 새 이름으로 6년 만에 복귀한 TV조선의 야심작이었지만, 병맛 막장과 불륜 미화의 떡밥을 회수하지 못하고 야반도주 하듯이 황급히 종영해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임성한 작가는 서동마(부배 분)가 AI가 된다는 황당한 암시를 전하며 "어정쩡한 끝맺음 시늉보다 그냥 중간에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인 저도 아쉽고 당황스러웠으니 시청자 여러분의 불만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방송사와 편성 조율에 실패했단 뜻이었다.

채널A '쇼윈도:여왕의 집'(이하 '쇼윈도'), MBN '스폰서' 역시 '막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쇼윈도'는 남편의 여자인 줄 모르고 불륜을 응원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치정극으로 송윤아와 전소민의 날선 신경전이 10.3%의 시청률을 모았으나 선혈이 낭자한 자극적인 장면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스폰서'는 IHQ 개국 드라마로 MBN에서도 방영했는데, 주연 이지훈과 제작진의 갑질, 폭언 주장이 첨예해 현장 잡음으로 더 주목 받았다. 게다가 '스폰서'는 편집점이 엉성한 촌스런 연출, 한채영, 구자성의 '발연기'까지 혹평 받아 시청률 1.4%를 기록, 망신살만 잔뜩 꼈던 비운의 드라마로 한 획을 그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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