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복권 없는 사면에 "MB들러리 불공평" vs "대통령 결정 존중"
말 아끼는 국민의힘 "복권은 도민들도 생각 다를 것"
(경남=뉴스1) 김명규 한송학 김용구 강정태 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해 복권 없는 사면을 결정한 가운데 경남에서는 김 전 지사가 복권이 되지 않은 점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지역인사들은 이번 사면이 편파적이라고 반발하는 반면 여권 인사들은 이번 사면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김 전 지사에 대한 말은 아끼는 모양새다.
김 전 지사 사면과 관련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도민 목소리가 더 많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지사가 사면 뒤에도 혐의를 시인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줘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주당 경남도당(이하 민주당)은 김 전 지사의 사면이 결정되자 '우리들 곁으로 돌아온 김경수 전 지사를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비록 복권없는 사면이지만 김 전 지사가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과 지지자, 도민 곁으로 돌아오게 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전 지사를 앞세워 15년 형기와 백억대 벌금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 정권 인사들을 대거 사면대상자로 포함했다.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윤 대통령의 특별사면 발표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면서 "향후 김 전 지사의 복권을 통한 정치활동 재개와 함께 부울경 메가시티 등의 도정 철학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 진영읍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준호 민주당 김해시의원(진영읍·한림면)도 "특별사면 인사들 중 친 여당 인사들의 형량과 진보인사들의 형량 차이가 10배 이상 난다"며 "김 전 지사는 형량이 5개월 남은 상황에서 복권이 없으면 큰 의미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안석봉 거제시의원도 "이명박 사면 들러리를 위해 만기 출소가 5개월도 남지 않은 김 전 지사를 이용하면서 이를 여야 통합을 위한 방안이라고 생색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가 초·중·고를 졸업한 진주의 민주당 인사들도 복권 없는 사면에 반발했다.
갈상돈 민주당 진주갑 위원장은 "이번 사면은 윤석열 정부의 공정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사면 시키기 위해 김 전 지사를 들러리 세우고 본인이 거부했는데도 내보내는 것은 사면권 남용이다. 국민은 박탈감과 좌절감을 느낄 것이고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경호 민주당 진주을 위원장은 "당연히 복권이 있어야 진정한 사면이다. 현 정부에서 김 전 지사의 구색 갖추기 사면에 지역민들은 성토하고 있다"며 "김 전 지사는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큰 자산이고 민주당 발전을 위해서도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경남도당 관계자도 "김 전 지사의 복권 없는 사면은 이명박씨를 비롯한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들이 포함된 명분 없는 사면을 위한 구색 맞추기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경남의 여당 인사들은 정부의 특별사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김 전 지사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도 김 전 지사 사면에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진부 경남도의회 의장(국민의힘)은 "정부가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일에 대해서는 크게 할말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소속 한 도의원은 "국민통합을 위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김 전 지사 복권 문제는 도민들도 생각이 많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에서는 이번 특별사면이 불공평하다는 도민 목소리가 많다. 거제의 한 시민은 "MB와 김 전 지사의 남은 형기가 꽤 차이 나는데 똑같이 사면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다만 김 전 지사 복권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중도성향이라고 밝힌 한 시민도 "무엇보다도 힘 있고 돈 있는 범죄자들이 형을 다 살지도 않았는데 진영논리에 의해 풀려나는 현실이 문제다"라며 "김 전 지사는 본인이 사면을 거절했는데도 정부가 사면 대상에 포함시킨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창원시민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김경수 전 지사는 본인 혐의에 대해 시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이 아쉽다"며 "이번에 사면이 되면 국민들 앞에 서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m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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