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동원해 자회사 꼼수 지원한 롯데칠성 약식기소(종합)

검찰 "소매금지 피하려고 자회사에 자사 직원 26명 투입"
잘못된 업계 관행 고려해 개인은 형사처벌 대상서 제외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롯데칠성음료가 자사 직원 26명을 동원해 자회사인 MJA와인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27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롯데칠성음료를 약식기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3년~2019년 자사 직원을 계열사이자 100% 자회사인 MJA와인에 투입해 회계 처리, 매장 관리, 용역비 관리 등 업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MJA와인은 2~3명의 직원만 고용하고 나머지 업무는 모두 롯데칠성음료 직원들이 수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를 대신 수행한 26명 직원의 급여는 모두 롯데칠성음료가 지급했다.

MJA와인은 2012년~2019년 적자가 계속되거나 극히 적은 영업이익을 내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MJA와인이 모회사인 대기업의 지원으로 시장에서 퇴출당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봤다.

검찰은 또 대기업의 인력지원으로 다른 중소 규모 와인소매업체의 시장 진입이 제한됐다고 판단했다. 대기업의 인력 지원은 단순히 급여 상당의 이익뿐만 아니라 와인판매 경험과 노하우 등도 무상으로 제공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서 개인이 아닌 롯데칠성음료 법인만 고발했다. 검찰 역시 개인은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주류 수입업체의 소매 금지'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관련 시장에서 형성된 잘못된 업계 관행으로 인해 발생한 사안인 점 등을 고려해 개인에 대해서는 공정위에 고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자체적인 경쟁력과 무관하게 대기업의 계열사라는 이유로 유지·성장하는 소위 '금수저 기업'이 시장에서 탄생하지 못하도록 공정한 경쟁 질서를 회복하기 위하여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JA와인은 백화점 와인매장을 다른 와인소매업체들과 공동 임차한 후 롯데칠성음료로부터 공급받은 와인을 판매하는 회사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11월 MJA와인을 흡수 합병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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