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들어간 여자농구, 전반기는 ‘우리은행 천하’
2022~2023 여자프로농구가 26일 아산 우리은행-용인 삼성생명전을 끝으로 약 3주간의 긴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이번 시즌 전반기는 ‘우리은행 천하’라는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결심을 했다. 인천 신한은행의 영원한 에이스였던 김단비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자 지체없이 영입전에 뛰어들어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보상선수로 김소니아를 내주는 적지 않은 출혈이 발생했지만, 내부 FA였던 최이샘까지 잔류시키며 전력을 상승시키는데 성공했다. 박혜진, 박지현, 김정은, 최이샘에 김단비까지 더해진 우리은행의 전력은 명실상부한 최강이었다. 더구나 유일한 대항마였던 청주 KB가 공황장애가 온 박지수의 이탈로 전력이 약화되면서 우리은행의 독주체제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은행의 전력은 예상대로 강했다. 개막 첫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승승장구한 우리은행은 지난달 12일 삼성생명과 시즌 첫 대결에서 74-85로 첫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이후 파죽의 13연승을 질주하며 16승1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우리은행이 13연승에 성공한 것은 2016~2017시즌 이후 6년 만이다. 2016~2017시즌은 우리은행이 33승2패, 승률 0.943으로 여자프로농구 단일 시즌 최고 승률 기록을 세운 시즌이다.
우리은행의 김단비 영입 효과는 예상보다 컸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 평균 33분46초를 뛰면서 18.4점·8.9리바운드·6.9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공헌도 점수가 647.00점으로 2위인 같은 팀의 박지현(534.90점)을 100점 이상 앞선다. 우리은행은 베스트5의 위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벤치 뎁스가 약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많은 시간을 가져가며 연일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그 약점이 조금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에도 우리은행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위 삼성생명이 전날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키아니 스미스가 왼쪽 무릎 슬개건 파열, 이주연이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치명타를 입었다. 3위 부산 BNK(10승6패)의 이번 시즌 기세가 만만치 않지만 우리은행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박지수가 복귀한 KB가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해 전력을 다진다면 후반기 레이스에서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지난 17일 부천 하나원큐전을 통해 복귀한 박지수는 이후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려가더니 25일 신한은행전에서 36분55초를 뛰며 30점(8리바운드)을 올렸다. 아직 컨디션이 온전치 않은 박지수는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몸 만들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박지수의 경기력이 어느 정도 올라온다면 5위에 머물고 있는 KB(4승13패)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 될 수 있다. 4위 신한은행(8승9패)과의 경쟁은 물론 플레이오프 판도까지 뒤흔들 수도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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