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찾은 與 "北무인기, 9·19 합의 위반…우리도 인정 안해야"

노선웅 기자 2022. 12. 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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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위령탑 참배·군장병 위문 오찬·OP 점검 등 일정 소화
북 무인기 도발에 "9·19합의 휴지조각·사문화된지 오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백령도를 찾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참배를 마친 뒤 피격사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2.12.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백령도 해병대 제9196부대를 방문해 천안함 위령탑 참배와 군 장병 위문 활동을 펼쳤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전날 있었던 북한 무인기 도발과 관련해선 "(9·19합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우리도 9·19합의를 인정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백령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위문 일정을 소화하며 이같이 밝혔다.

일정을 마친 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무인기는 명백한 북한의 도발행위이기 때문에 두말 할것도 없이 우리가 반드시 응징하는 태세를 갖추는게 필요하다"며 "장산곶에서 한달 전 북의 포격이 있었다. 그것도 9·19합의 위반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그런 것이 불과 한달 전에도 있었다. 종전에도 주장했지만, 사실 9·19군사합의는 휴지 조각이 된 지, 사문화된 지 오래"라며 "백령도를 지키는 우리 군장병들이 육지에 가서 포 사격을 하게 된 연유는 9·19군사합의 때문이다. 저는 당연히 그건 사문화되고 우리도 인정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일정엔 정진석 위원장을 비롯해 비대위에선 김행·김병민 위원이 동행했다. 이밖에도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과 백령도를 지역구로 둔 같은 당 배준영 의원, 그리고 노용호 비대위원장 비서실장과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참여했다.

지도부는 가장 먼저 백령도 연화리에 있는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방문해 추모식을 가졌다. 추모와 참배를 마친 뒤 지도부는 위령탑 뒤편 전망대로 이동해 천안함이 피격된 위치와 최초 관측 지점을 살펴봤다.

이 자리에서 정 위원장은 "서해 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건 힘으로 지킬때만 가능하다"며 "우리 안보의 최극단인 백령도를 우리 국민의힘이 방문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어제도 북한의 도발이 있었다.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니는데 북한이 왜 그런 도발을 계속하는 것이냐"며 "북한의 도발 의도는 분명하다.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분명한 응전태세, 그런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우리 무인기도 북 영공에 들어가 활동했는데 북한은 탐지조차 못했다. 문제는 전투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이고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천안함 피격이 있을 때, 연평도 포격이 있을 때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대응했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장관을 기용해 북한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며 "김관진 장관은 당시 북 도발이 있을 경우 앞으로 10배, 100배의 원점타격을 먼저하라고 지시했다. 도발시 '선타격 후보고'를 원칙으로 세웠고,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군인이 김관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대응은 진행형으로 앞으로 가야 한다"며 "아시다시피 전 정권에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다시 국방태세를 정상화하는 게 우리가 빨리 갖춰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위령탑 참배를 마친 정 위원장은 천안함 사건으로 희생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 앞에 가서 '천안함은 누가 일으킨거냐'며 울며 소리 지르신 어머니가 바로 민평기 상사 어머니다. 부여에 살고 계신다"고도 했다. 부여는 정 위원장의 지역구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백령도를 방문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후 지도부는 해병대제6여단으로 이동해 장병들과 오찬을 가졌다. 정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장병들과 함께 찜닭, 오징어볶음, 된장국, 김치로 이뤄진 군 식단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오찬 전 인사말에서 정 위원장은 "백령도 국방의 최극단에서 헌신하고 계신 우리 흑룡부대 최정예 해병대 장병 여러분 반갑다"며 "그야말로 국토방위의 최전선, 최극단에 위치한 백령도에서 열사봉공하고 계신 여러분을 만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했다.

이어 "평화에는 공짜가 없다. 평화를 원하는자, 전쟁을 준비하라는 격언이 있다"며 "평화는 말로 지켜지는 게 아니라 힘으로 지켜지는 것이고 우리의 땀과 피로 지키는 거 아니겠냐"고 했다.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도 "서해5도 최극단 백령도에서 흑룡부대 장병들을 보니 너무나 든든하다. 여러분을 믿고 푹 단잠을 잘 수 있겠다"며 "평화는 거저 오는 것이 아니고, 경제번영도 그냥 오는 게 아니다. 든든한 안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을 마친 지도부는 백령도에서 가장 높은 지대인 807 OP(관측소)를 방문해 현장점검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바다 건너편에 있는 북한령 장산반도를 가리키며 "장산곶이 진짜 지척에 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해상완충구역, 그 안에서 사격한 것도 9·19 군사합의 위반 아니냐"며 "북한은 9·19 군사합의 위반을 밥 먹듯이 되풀이하고 있다. 어저께도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닐 정도로 북 무인기가 문제가 됐었는데 그건 우리나라 영해와 영토, 영공을 침범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당초 기상 악화로 인한 일정 변동으로 취소된 해병대 제6여단 포병중대 방문 일정도 이전 계획대로 수행했다. 지도부는 K9 자주포와 관련해 군의 보고를 받고 비사격 훈련 참관까지 마친 뒤, 군 헬기를 타고 복귀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백령도 해병대 6여단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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