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14년 숙원 풀려···납품대금 연동제 내년10월 시행

방은주 기자 2022. 12. 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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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협력법 개정안 27일 국무회의서 통과...1월 3일 공포, 기업 지원 사항 7월 적용

(지디넷코리아=방은주 기자)중소기업계 14년 숙원인 납품대금 연동제가 마침내 도입된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는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납품대금 연동이란 물품 등의 제조에 사용하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변동하는 경우 그 변동분에 연동해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내년 1월 3일 공포돼 10월 4일 본격 시행된다. 다만, 납품대금 연동 우수기업 지정에 관한 사항이나 연동제 확산 지원 본부에 관한 사항 등 기업 지원에 관한 사항은 이에 앞서 내년 7월 4일 시행된다.

그간 중소기업은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납품대금에 제대로 반영 받지 못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거나 심각한 경우 조업 중단 및 폐업까지 고려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중소기업계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납품대금 연동제의 법제화를 요청해왔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참석자들이 지난 9월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에서 열린 납품대금 연동제 자율추진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중기부는 이러한 중소기업계의 14년 요청에 응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납품대금 연동제 TF를 구성해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법안 마련을 위해 업계·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법제화를 위한 노력을 했다. 이날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납품대금 연동제가 법제화됨에 따라 원재료 가격 급등기마다 중소기업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해결되고, 중소기업들이 위탁기업으로부터 제값을 받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 약정서 기재 및 발급 의무: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에 물품 등의 제조·공사·가공·수리·용역 또는 기술개발을 위탁할 때 주요 원재료, 조정 요건, 가격 지표, 산식과 같은 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기재해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에 발급할 의무를 부과한다.

여기서 ‘주요 원재료’는 물품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원재료로 그 비용이 납품대금의 10% 이상인 원재료로 정의됐으며, ‘조정 요건’은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10% 이내 범위에서 협의해 정한 비율 이상 변동하는 경우로 정해졌다. 또한, 위탁기업에는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적기 위해 수탁기업과 성실히 협의할 의무가 부과됐다. 

다만 △소액 계약인 경우 △단기 계약인 경우 △위탁기업이 소기업인 경우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연동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위탁기업이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약정서에 적지 않을 수 있다. 이 중,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연동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취지와 사유를 약정서에 명시하게 했다.

탈법행위 금지: 위탁기업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거나 거짓 또는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의무를 피하려는 행위를 금지했고, 이를 위반한 위탁기업에 5천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게 했다

위탁의 임의 취소·변경 금지: 위탁기업이 연동에 관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기 위해 수탁기업의 책임질 사유가 없는데도 위탁을 임의로 취소·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연동 표준약정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표준약정서를 제·개정하고, 그 사용을 권장한다.

납품대금 연동 확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납품대금 연동의 확산을 위해 납품대금 연동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포상할 수 있으며, 원재료 가격 정보 제공, 연동 실적의 확인, 교육·컨설팅 등의 사업을 집행하는 연동지원본부를 지정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권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분쟁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사항으로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이 명시되며, 상생협력법에 따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권한 위임 대상에 소속기관의 장이 추가된다.

이와 같은 내용의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위탁기업들은 내년 10월부터 수탁·위탁거래를 할 때 납품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을 수탁기업과 협의를 거쳐 정하고, 이를 약정서에 기재해 수탁기업에게 발급해야 한다.

약정서가 작성된 뒤 주요 원재료 가격이 조정 요건으로 정한 비율 이상으로 상승 또는 하락하면 약정서에 기재한 산식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납품대금 연동이 이뤄지게 된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하나의 기업 문화로 자리 잡아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확산 방안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 기업들이 납품대금 연동제를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을 전개한다. 내년 초 전국 규모의 로드쇼를 연이어 개최해 납품대금 연동제 주요 내용 및 운영 방법을 설명하고, 전용 누리집을 개설해 기업이 준비할 사항을 안내한다. 또 현재 388개사가 참여하고 있는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운영을 확대 추진해 법 시행 전 기업들이 미리 연동제를 경험하게 하고 기업들이 친숙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둘째, 기업의 연동제 도입 및 운영을 지원해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시 발생할 수 있는 부담을 최소화한다. 이를 위해 기업 대상 컨설팅 및 표준약정서 고도화 등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본부와 13개 지방청에 전담팀을 조직해 납품대금 연동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셋째, 내년 2월까지 하위 법령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법제화 과정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창구를 통해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해 업계 의견을 하위법령에 반영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그 밖에도 제도 정비, 인센티브 강화, 관계기관 협업 등 납품대금 연동의 확산을 위한 전방위적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영 장관은 "납품대금 연동제의 법제화는 공정한 상생 거래문화 정착의 첫걸음”이라며 “지금까지와 같이 중소기업, 대기업, 협‧단체들과 함께 논의하고, 의견을 경청해 현장 중심으로 연동제를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납품대금 연동제가 업계 현장에서 원활히 시행되도록 로드쇼, 기업간담회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준비하고 있고, 시범운영 참여기업도 모집 중이니 기업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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