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홍환 파트장, 의사의 진료 돕는 적극적 서포터

강석봉 기자 2022. 12. 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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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 두려움에 직면한 임상병리사들
경희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분자유전학실 김홍환 파트장
경희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분자유전학실 김홍환 파트장.


경희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분자유전학실은 지난 약 3년의 절정에 올랐던 코로나19 시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환자 및 보호자 등,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의 코로나 검사 결과를 도맡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체액 분석으로 환자 상태 파악하는 임상병리사


경희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분자유전학실 김홍환 파트장.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출현했을 때, 모든 사람이 두려움에 떨었지만 그 중에서도 더 큰 두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이 있었다. 임상병리사들이다. 임상병리사는 보건의료인의 일원으로 검체 또는 생체를 대상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결과를 제공해 질병의 예방과 진단, 치료에 기여한다. 또한 새로운 검사법을 평가하는 보건의료전문가 및 전문 의과학 기술인의 역할도 하고 있다. 병원에서 환자의 혈액, 소변, 체액 및 조직 등의 검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수행하여 환자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들은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업무도 진행해야 했다.

경희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분자유전학실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검사를 외래 및 입원 환자의 선별 검사뿐만 아니라, 기 확진자, 지역사회 코로나19 접촉자, 입출국자 등의 검사수요까지 소화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업무 초과 상태를 겪었다.

지난 3년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매일을 보냈다. 휴가는 커녕, 퇴근도 제대로 못하고 집과 병원만 오가는 생활이었다. 야근은 물론, 야근을 마치고 집에 간 후에도 급하게 코로나 검사결과가 필요한 경우 다시 병원에 나와 검사를 시행했어야 했다. 처음에는 위험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종 바이러스를 접한다는 게 두려웠지만, 나중에는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을 버티는 게 더 쉽지 않았다.

필자는 경희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분자유전학실 책임자로서, 마치 전쟁터 같던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부서 내에서 중심을 잡고 저 뿐 아니라 파트원들의 마음도 단단히 잡고자 노력했다. 인력에 비해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었지만, 그 시간 동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함께 일하는 파트원들이라고 생각해 부서 내부를 챙기는 일에 전념했다. 책임자로서, 파트원보다 한 건의 검사라도 더 맡는다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버텨왔고, 지금은 지난 3년에 비하면 많이 여유로워졌다.

바이러스와의 첫 대면, 두렵지만 책임감 느껴


경희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분자유전학실 김홍환 파트장.


코로나 바이러스가 워낙 강력해 이례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경험은 있었다. 사스(SARS), 메르스, 신종인플루엔자 등이 출현했을 때도 이들 바이러스와 가장 먼저 만나는 역할을 해야 했다. 세상에 처음 등장한 바이러스를 대면하는 일은 물론 두렵다. 하지만 임상병리사로서 책임감도 느끼게 된다.

사스와 메르스 등의 바이러스가 출현했을 때는 지금에 비해 검사기법이 덜 발달했기에 여러 단계를 더 거쳐야 했다. 지금은 검사에 약 두 시간 반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당시에는 검사 시간만 약 예닐곱 시간이었다.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여러 변이를 거치며 독성이 약해지고 사회 분위기 역시 다소 완화됐기에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겼지만, 그럼에도 노약자나 임산부, 여러 질병을 안고 있는 환자에게는 매우 위험한 바이러스이기에 안심할 수 없다.

경희의료원은 3차 진료기관인 만큼 중증환자가 많으므로 병원의 감염관리가 잘 이뤄져야 한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사회분위기는 완화됐다 하더라도, 바이러스를 대하는 저희의 마음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일관되게 엄격할 수 밖에 없다.

의사의 진료 돕는 지원자


코로나의 영향이 너무 컸던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진단검사의학과는 코로나 검사를 하는 곳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진단검사의학과는 코로나 검사만 하는 곳이 아니라, 환자의 혈액, 소변, 체액, 및 조직 등을 분석해 의사가 환자 질병 진단과 예후, 치료에 도움을 주는 곳이다. 병원에서 없으면 안 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진단검사의학과는 의사들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때 이들의 혈액, 소변, 대변, 침, 가래, 조직 등을 통해 필요한 모든 검사를 시행하고, 도출한 검사 결과에 따라 담당 의사는 치료 방향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병리사는 의사의 진료를 돕는 적극적인 지원자(supporter)이기에,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고 분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임상병리사로서 필요한 자질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으로 개인의 의료과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학문 연구와 기술 개발에 힘쓰고, 평생 교육에 임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는 세심한 검사 진행과 철저한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임상병리사로서의 살아온 삶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 위기의 시기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는 보람을 느끼게 되는 임상병리사는 참 좋은 직업이다. 후배들에게도 종종 이야기하곤 하는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전하고 싶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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