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펀드 돈 몰렸는데…증시 변동성에 무더기 손실
레버리지 상품 중심 손실 확대
미래에셋BBIG레버리지 -69.32%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늘었지만, 평균 수익률은 2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 코스닥지수 일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손실이 컸는데, 올해 초와 비교해 70% 가까이 하락한 경우도 있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964개의 설정액(펀드 결산 시 재투자분 포함)은 연초 이후 5조2313억원 증가했다. 이때 설정액은 인덱스펀드 5조2107억원, 액티브펀드 20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전체 펀드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성장이 주춤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여파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변동성을 키우면서 채권형(-8859억원)과 채권혼합형(-3조2253억원)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출됐지만, 국내 주식형의 경우 증시 하락으로 저가매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됐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펀드시장 전체 설정액은 총 49조2957억원 증가한 837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3%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성장률인 13.4%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고,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건 코스피200지수 두 배를 추종하는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으로 1802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대신KOSPI2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904억원), 대신인덱스밸류증권투자신탁(869억원), 미래에셋코어테크증권자투자신탁(822억원),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81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펀드 수익률은 부진했다. 연초 이후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5.32%를 기록했다. 액티브펀드(-22.62%)보다 인덱스펀드(-26.53%) 손실 규모가 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2.2%, 코스닥지수는 32.8% 하락했다.
손실이 큰 상위 펀드에는 레버리지 상품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TIGERKRXBBIGK-뉴딜레버리지상장지수투자신탁(-69.32%)이 연초 대비 70% 가까이 하락하며 손실이 가장 컸다. 삼성KODEX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투자신탁(-60.27%),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투자신탁(-59.41%),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증권투자신탁(-59.1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건 삼성KODEX보험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13.5%)이다. 국내 보험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금리 상승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TIGER로우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1.06%) 한화ARIRANG고배당저변동5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0.78%), 한화ARIRANG고배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0.47%)도 그나마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했다.
국내가 아닌 해외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도 6조116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북미 펀드 설정액이 3조9077억원 증가했고, 중국(7860억원), 중화권(7124억원) 설정액 증가폭이 뒤를 이었다. 다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도 -24.20%로 부진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펀드 시장의 경우 자산 시장 흐름에 따라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개선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2020년 이후 유입된 자금과 특히 올해 시장 급락으로 유입된 저가매수 자금이 시장 상승에 따라 차익실현성 환매로 나타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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