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영웅’ 황희찬도 쉽지 않은 EPL 주전 경쟁

황희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축구의 월드컵 영웅이지만, 황희찬(26·울버햄턴)이 소속팀에서 펼치고 있는 주전 경쟁은 험난하기만 하다.

황희찬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벌어진 에버턴과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출전해 60분간 뛰었다. 황희찬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울버햄턴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전반 22분 다니엘 포덴세의 동점골~후반 추가시간 라얀 아이트 누리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3승4무9패, 승점 13의 울버햄턴은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황희찬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첫 번째 리그 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잡았다. 21일 질링엄과 카라바오컵 16강전에는 교체로 출전해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2-0 승리에 힘을 보탰지만, 이날 리그 경기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활발하게 공격을 시도했지만, 1개의 슛만 기록하는 등 인상적 장면을 만들진 못했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팀 내 가장 낮은 평점 6을 부여했다.

이번 시즌 입지가 위태로웠던 황희찬은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축구의 16강 진출을 이끌며 개인적으로도 반등 계기를 만들었다. 조별리그 1·2차전에는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포르투갈과 3차전에 교체 투입돼 후반 추가시간 극적 결승골로 2-1 역전승에 앞장섰다. 이 골로 한국은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무대를 다시 밟았다.

곤살루 게데스(왼쪽), 마테우스 쿠냐.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울버햄튼 원더러스 FC SNS

월드컵 영웅이지만, 황희찬 앞에 놓인 주전 경쟁은 만만치 않다. 이미 곤살루 게데스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는 와중에 브라질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도 가세했다. 중앙은 물론 측면에서도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공격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다 울버햄턴으로 임대 이적해 다음달 1일 합류한다.

그래도 황희찬에게 기회는 있다. 쿠냐 합류 직전인 31일 오후 9시30분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로페테기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